기린초.
기린초.

지리산노고단 정상 바위에 황금빛의 꽃무리가 보석처럼 눈부시게 피어나 편안함과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강건한 잎줄기 끝에 뭉쳐서 자라는 모습이 매력적인 야생화 ‘기린초’이다. 꽃 피기 전 꽃송이가 뿔처럼 보이는데 기린(麒麟)의 뿔과 닮아서이다.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목이 긴 기린이 아니라 상상의 동물이다.

기린은 수컷이 기(麒), 암컷이 린(麟)이라 부르며 전설에 나오는 봉황, 용, 거북과 함께 사령수(四靈獸)중의 하나이다. 기린은 오색찬란한 빛깔의 털을 가지고 이마에는 긴 뿔이 하나 있으며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 말과 비슷한 발굽과 갈기를 갖고 있다고 한다. 성인(聖人)이 세상에 태어날 징조로 나타나는 상징의 동물로서 희망과 성공 그리고 행복을 전해 준다고 한다.

노고단 기린초 군락.
노고단 기린초 군락.

기린은 상서롭고 뛰어난 동물로 추앙되어 다양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고려시대에 왕 호위군을 ‘기린군(麒麟軍)’이라 했다. 조선시대는 문무백관의 품계를 알 수 있도록 관복에 부착하는 흉배는 품계에 따라 문양이 다른데 기린흉배는 대군(大君) 이상이 사용할 수 있었다. 슬기와 재주가 남달리 뛰어난 젊은이를 가리켜 ‘기린아(麒麟兒)’라고 한다.

꽃말은 ‘소녀의 사랑’ ‘기다림’이다. 소박하고 때 묻지 않은 사랑, 아무 조건 없는 다정한 사랑, 보고 있으면 편안함을 주는 사랑, 이러한 진솔한 소녀의 사랑을 엿볼 수 있고 가늠하여 진다. 그 순결한 자태와 평화로운 자태에서 기다림이 있고 그 사랑이 기다려진다. 힘든 세상에 희망을 주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기린아(麒麟兒)가 많이 나오기를 기다려진다. 기다림의 시간은 아름답고 설레 인다. 소녀의 사랑은 멋진 기린아를 만나서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필자 약력>

야생화 생태학을 전공했다. 순천대학교 대학원에서 농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국내 여러 대학과 기업 등에서 강연을 해오고 있다. 현재 한국야생화사회적협동조합 총괄본부장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겸임교수로 일하며 야생화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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