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이질풀.
둥근 이질풀.

지리산 노고단 정상 주변에 둥근이질풀이 지천이다. 수줍은 새색시 마냥 둥글둥글한 자태가 일품이고 아기자기함이 눈부시게 하늘거리는 ‘둥근이질풀’이다. 설사나 이질에 다려서 먹으면 효과가 있어 이질풀이라고 하는데 꽃잎이 둥글어서 ‘둥근이질풀’이라고 한다. 이명으로 ‘참쥐손풀’ ‘참이질풀’ ‘둥근쥐손이’라고도 한다. 학명이 Geranium koreanum Kom.이다. 속명의 제라늄(Geranium)는 제라노스(Geranos)에서 연유되었는데 학(鶴)이라는 뜻이라 한다. 종소명의 코레아늄(koreanum)은 대한민국에서 서식하는 특산식물을 말한다. 쥐손풀과로 전 세계에는 300여종이 자생하고 있고, 대한민국에는 16종이 서식하고 있다.

둥근이질풀 군락.
둥근이질풀 군락.

 

둥근이질풀은 이질풀의 한 종류로 이질풀과 쥐손이풀과 비슷비슷하여 구별이 쉬지 않다. 잎 모양을 살펴보면 이질풀은 잎자루가 길며 3~5개로 갈라진다. 반면 둥근이질풀은 짧다. 쥐손이풀은 아주 길게 갈라진다. 꽃 크기가 50원 동전 정도라면 이질풀이고, 100원 동전 정도면 둥근이질풀 이다. ‘삼쥐오이’라는 말처럼 꽃잎에 줄이 3개면 쥐손이풀이고, 5개면 이질풀이다. 이질풀은 5개의 선명한 곡선이 있지만 둥근이질풀은 그물망처럼 여러 갈래로 퍼진다. 지리산의 슬픔과 아픔에 울어서 인가. 고통을 감내 하면서 참아서인가. 소리 없이 울어서 눈에 실핏줄이 퍼진 것처럼 선명하다.

생약명은 노관초(老琯草)이다. 설사(泄瀉)하면 이질풀 이라고 할 정도로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과 배앓이, 위궤양, 종기 등에 특효민초들의 약초였다. 가정상비약이라고 할 수 있다.

꽃말이 ‘새색시’이다. 연분홍 색채와 지면을 포근히 감싸 안으면서 피는 꽃무리를 보노라면 수줍은 새색시 같이 청초하고 싱그럽다. 아침 이슬의 영롱함이 더해서 둥글둥글 어여쁘다. 꽃 이미지와 자태에 잘 부합되는 꽃말이다. 구름을 벗 삼아 피어나 바람에 흔들리어 고운 자태를 뽐내면서 영원한 젊음을 향유하고 있다.

둥근이질풀.
둥근이질풀.

<필자 약력>

야생화 생태학을 전공했다. 순천대학교 대학원에서 농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국내 여러 대학과 기업 등에서 강연을 해오고 있다. 현재 한국야생화사회적협동조합 총괄본부장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겸임교수로 일하며 야생화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키워드

#꽃 #야생화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