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성남교육지원청
사진 출처 = 성남교육지원청

[뉴스로드] 11일 경기 성남교육지원청이 공직자의 윤리를 테스트하는 목적으로 만든 ‘청렴퀴즈프로그램’이 현직 교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성남교육지원청은 지역 165개 유초중고에 일제히 보낸 공문에서 “각급 학교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을 소속 직원의 업무용 컴퓨터에 설치하라”면서 “14일까지 설치 완료 후 자료 집계 시스템으로 설치 현황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청렴퀴즈프로그램’을 설치하면 PC를 켤 때마다 퀴즈를 풀어야 업무를 이행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퀴즈를 풀어야 한다. 교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뉴스로드>는 12일 성남의 한 중학교 교사 A씨와 통화해 의견을 들었다. A씨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업무방해를 넘어선 명백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불필요한 행정적 낭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A씨는 이어 “퀴즈를 푼다고 해서 청렴도가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가뜩이나 학교 컴퓨터들 사양도 안 좋은데, 이런 쓸데없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위는 교사들을 통제하려는 교육청의 갑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성남교육지원청은 해당 학교에 공문을 보내 ‘청렴퀴즈프로그램’을 ‘설치 강제사항’에서 ‘설치 권장사항’으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 결과, 이 공문에는 해당 프로그램을 권장사항으로 바꾼 이유를 설명돼 있지 않았고  교사들에게 사과하는 내용도 적혀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청렴위반사항과 관련해서 교사들이 무지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며 “그러나 업무와 관련해서 교사분들이 받을 불편함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교육청에서도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반응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이후 회의를 통해 기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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