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고대 오리엔트 의학 - 히브리, 인도, 메소포타미아 의학

구약성경. 구약성서라고도 한다. 구약성경은 유대인의 경전으로써 본래는 '타나크'라 불려지는데, 토라 혹은 모세오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을 지칭한다. 모세오경은 유대민족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유대인은 유일신을 섬기는 민족이었다. 모세를 따라 이집트를 빠져나온 후부터 이스라엘의 의학은 축귀(逐鬼), 별자리 등의 미신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구약성경》에는 질병의 원인과 치유 모두 신이 주관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유일신을 믿는 신앙에서 출발한 건강 개념이 보편화되자 이스라엘에서는 이집트와 바빌론 사람들처럼 오물을 가지고 병마를 쫓는 미신 행위는 근절되었다.

신이 정한 율법대로 행하면 건강해지고, 만약 이 법도를 어기면 그 벌로 질병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질병은 죄악의 대가라고 여겼다. 제사장은 신도들을 향해 율법을 지키고 여호와를 따르면 모든 병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이 질병을 얻게 되는 이유는 마귀가 조화를 부리거나 소인배가 질투심에 저주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신이 인간의 죄악에 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선지자들은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반드시 십계명(十誡命)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병이 낫기 위해서는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겨서는 안 되었다. 모세의 율법이 건강과 질병을 지배했으므로 미신, 점술은 설 자리가 없어진 반면 제사 의식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성경에서는 특히 정신적, 육체적 청결을 강조하고 있다. 한마디로 당시에는 불결이 가장 나쁜 죄악이자 질병의 근원이었다.

성경에서도 제사장들이 적어 놓은 위생과 관련된 규정을 찾아볼 수 있다. 레위기(Leviticus)에는 “만일 누구든지 부정한 것들 곧 부정한 들짐승의 사체나 부정한 가축의 사체나…… 부지중이라고 할지라도 그 몸이 더러워져서 허물이 있을 것이요, 만일 부지중에 어떤 사람의 부정에 닿았는데 그 사람의 부정이 어떠한 부정이든지 그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허물이 있을 것이요…… .”라고 적혀 있다. 불결한 사람은 몸을 깨끗하게 씻어 죄악을 모두 털어낸 후에야 신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월경 중인 여성은 불결하다고 여겨 신전에 가서 기도를 드릴 수 없었다. 또한 집안에서 남편과만 지내야 했으며 월경이 끝나면 반드시 청결하게 목욕을 해야 했다. 유대인 마을에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대중목욕탕이 있어 유대인들은 이곳에서 집회가 있을 때마다 자주 목욕을 했다.

불결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생각이 보편화되어 있었던 탓에 임질(淋疾)이나 나병에 걸린 사람을 유독 기피했다. 특히 그들이 접촉한 물건이나 사람까지도 모두 불결하다고 여겼다. 선지자들은 대중음식의 청결에도 매우 주의를 기울였다. 식사 전에 손을 씻는 행위도 종교적 의무에 해당했으며 청결, 격리 등의 위생관념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격리’의 개념이 처음 확립된 곳도 이스라엘이다. 제사장들은 전염병 환자를 반드시 부족과 격리시켰으며 환자가 입던 옷을 불태우고 그가 썼던 방도 깨끗하게 청소하도록 했다. 환자가 사용했던 도자기 그릇은 모두 깨뜨려 버리고 목제 그릇은 물로 깨끗이 닦아 사용했다. 환자의 병이 어느 정도 호전된 후에야 제사장은 환자의 상태를 보러 왔다. 또한 자신의 눈으로 회복 여부를 직접 확인한 후 격리 결정을 취하했다.

유대경전에는 황달, 디프테리아 등 수많은 질병이 정확하고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당시 의사들은 치루, 신생아의 항문폐쇄증, 제왕절개 등의 수술을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골절, 탈구 등도 치료할 수 있었다. 특히 하나님과 인간의 일종의 계약이라고 할 수 있는 할례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 포경수술이 보편화되었다. 다만 금속 도구가 보편화되지 않은 시대였으므로 대부분 석제 도구를 이용해 수술을 시행했다.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