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풀에서 줄기도 잎도 꽃도 하나인 야생화다. 청초하게 피어 여름과 가을을 이어주는 가을빛을 가득 안은 고결한 꽃이고, 선녀의 모습인 ‘물매화’이다. 범의귀과에 속하며 꽃이 ‘매화’를 닮았고, ‘물’이 많은 습지나 물가에 서식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매화초(梅花草)’라고도 하며 ‘물매화풀’ 이라고 부른다.

학명은 Parnassia palustris L. 로 종소명 파루스트리스(Palustris) 는‘늪지대를 좋아하는’뜻이라고 하며 물기가 많은 곳에서 서식한다. 전 세계에 10종이 서식하는데 대한민국에는 물매화와 애기물매화 2종이 있다.

다섯 장의 하얀 꽃잎에 수술 5개는 진짜이고, 5개는 가짜인 헛수술 이다. 헛수술은 다시 12~22개가 부채살 모양으로 갈라져서 끝에 미색을 띤 녹색의 작은 구슬 물방울 같다. 암술은 4개이며 암술은 대부분 흰색이지만 특이하게 꽃밥이 립스틱을 바른 것처럼 붉은색인 것도 있다. ‘립스틱물매화’또는 ‘연지물매화’라고도 한다. 헛수술이나 붉은색 암술은 곤충들을 유인해 꽃가루받이를 하려는 전략이다. 꿀벌, 나비들의 눈에 확 들어올 수 있도록 선명하게 빛나는 것이다. 선녀의 입술 같다.

생약명은 매화초(梅花草)이다. 피를 맑게 하고 독을 없애는 효과가 있어 종기, 급성간염, 동맥의 염증 등에 사용한다.

옛날 옥황상제(玉皇上帝) 정원을 지키는 선녀가 있었다. 어느 날 황소가 들어와 정원을 망쳤는데 막지를 못했다고 쫓겨났다. 선녀는 억울하고 슬퍼서 하늘가를 떠돌다가 호수에 떨어져서 물매화로 변했다고 한다. 선녀가 꽃으로 변하였기에 고결한 자태와 단아한 모습을 간직하고 피어났다. 하늘나라가 그리운가 하늘을 보면서 피어난다.

옥황상제를 향한 한마음으로 직무에 충실했음을 증명하려는 듯이 하나의 줄기에 하나의 잎만 달고서 한 송이 순백의 꽃을 피운다. 그런 연유인가. 꽃말이 ‘고결’ ‘결백’ ‘정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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