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통음식에는 콜라처럼 맛있는 음료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바로 발효식품 중의 하나인 식혜가 그것입니다. 발효로 만든 음료수이니 당연히 몸에도 좋겠죠.

자, 이제 식혜와 콜라의 과학 한판 대결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에서 콜라와 사이다, 스포츠음료, 당근 주스, 식혜 등의 산성도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식혜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료가 산성음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콜라와 사이다, 스포츠음료는 pH 2.5~3.4로 강한 산성을 나타냈습니다. 산성음료를 마시면 치아의 가장 바깥 부분인 법랑질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 자주 마실 경우 치아가 썩게 됩니다.

더구나 콜라에는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인산이 들어 있습니다. 칼슘이 부족하게 되면 뼈가 잘 자라지 않고 골다공증에 걸림 위험이 높아지죠. 또 청량음료에 많이 들어 있는 당분도 문제입니다.

청량음료에는 흡수한 당분을 에너지로 만드는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없어 오히려 우리 몸속의 비타민을 빼앗습니다. 따라서 청량음료를 많이 마시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입맛이 떨어지는 한편 에너지로 바뀌고 남은 당분이 지방으로 전환되어 살이 찌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식혜에는 맥아당과 올리고당이 함유되어 있어 장에 유익한 비피더스균을 증식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식혜를 먹으면 소화가 잘 되고 체중이 줄어들며 변비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식혜는 다른 음료수와는 달리 쌀을 주원료로 하여 만들므로 배가 고플 때에 먹어도 좋습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천하제일미 소금, 적게 먹어야

혹시 여러분도 앨빈 토플러 박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앨빈 토플러 박사는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이어 지식혁명인 제3의 물결을 주장하여 널리 알려진 금세기 최고의 미래학자입니다.

그런데 앨빈 토플러 박사는 미래에 살아남을 좋은 음식으로서 젓갈과 된장 등의 발효식품을 제3의 식품으로 꼽았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뛰어난 우리 음식문화에도 문제가 하나 있지. 정답은 바로 소금이야.”

아빠는 왜 소금이 우리 음식문화에서 문제점으로 꼽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소금은 부패를 막아주는 방부작용과 유용한 미생물의 증식을 조절하는 발효조정 작용을 지니고 있답니다. 때문에 젓갈이나 김치, 장아찌, 된장, 간장 등의 짠맛을 내는 발효식품에 반드시 들어가죠. 또 삼투압 현상으로 식료품의 수분을 빼는 작용을 하므로 절임채소, 생선절임 등에도 소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원시시대에 인류는 고기나 야채를 구하면 그때그때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두면 금방 썩어버려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다가 식품을 오래 보존하려면 말리면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 소금으로 절이는 염장법이 등장했습니다. 소금에 절여 놓으면 냉장고가 없어도 생선이나 육류를 상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었죠. 이처럼 소금은 생활의 필수품으로 대접받았는데, 얼마나 소금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잘 알려주는 일화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를 도우러 온 명나라 장수 이여송은 도착하자마자 아주 까다로운 요구를 했습니다. 자신은 천하제일미가 있어야 밥을 먹을 수 있고, 소상반죽이 있어야 반찬을 먹을 수 있다고 한 거죠.

조선의 영접관들은 천하에서 제일 뛰어난 맛을 뜻하는 천하제일미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당황했습니다. 그때 도체찰사를 지내던 유성룡이 웃으며 소금 한 그릇과 소상 지방의 대나무로 만든 젓가락을 이여송 앞에 내놓았습니다. 그러자 이여송은 조선에도 인물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 후로 더 이상 거만하게 굴지 않았다고 합니다.

천하제일미는 바로 소금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간이 맞지 않으면 맛이 없으므로 이여송은 소금을 천하제일미로 칭한 것입니다.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소금은 예로부터 아주 귀하게 대접받았습니다.

오늘날 봉급을 받는 사람을 의미하는 샐러리맨의 샐러리는 고대 로마제국시대에 관료나 군인들에게 소금을 살 수 있도록 특별히 지급한 수당인 ‘살라리움’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또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만드는 데 참여한 사람에게도 노동의 대가로서 소금이 지급되었습니다. 그만큼 소금은 인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식품이었습니다.

그처럼 소중한 소금이 왜 우리 음식문화에서 문제라는 걸까요. 그 이유를 가장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마존 유역에 사는 야노마모족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야노마모족은 아주 정상적인 혈압을 지니고 있어 평균 수명이 여자는 96세, 남자는 104세나 됩니다. 그 비결은 이들이 소금을 먹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소금 속의 나트륨은 수분을 끌어들이는 성질이 있으므로 소금을 많이 먹으면 혈액량이 늘어나 고혈압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음식에는 국이나 찌개류가 많아 소금의 함유량이 높습니다. 또 김치나 젓갈, 간장, 된장 등 짠 음식도 많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1일 소금 섭취 권장량이 5그램인데 비해 우리나라 성인의 1일 평균 소금 섭취량은 무려 13.5그램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소금을 많이 먹고 있는지 알겠죠.

따라서 아무리 좋은 발효음식이라 할지라도 짜게 먹는 습관을 없애 소금 섭취량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꼭 소금뿐만이 아니라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너무 지나치면 몸에 좋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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