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 의술이야기] 유향의 비밀
[동서고금 의술이야기] 유향의 비밀
  • 강선주, 이문필 등 20인(빅북 제공)
  • 승인 2018.10.1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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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향(乳香)은 ‘사막의 진주’ 또는 ‘기독교의 눈물’이라고 불리며 매우 진귀하기 때문에 ‘하얀 황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성경에는 동방박사 세 명이 하늘의 별을 따라 베들레헴에 와서 막 탄생한 아기 예수에게 황금, 몰약(沒藥), 그리고 유향을 예물로 드리는 장면이 나온다.

유향은 아랍지역에서 나는 유향나무 진액으로 만든 황갈색 과립을 말한다.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기름 가운데 하나로서 향기가 오래 지속되어 황금과 맞먹는 가치가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유향으로 신에 제사를 지냈으며 팔, 다리의 통증 완화, 또는 주름방지 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후에 동양 사람들에 의해 호흡기 질병, 임파선 결핵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유향무역출항 전 유향나무를 배에 싣고 있는 모습으로 고대 이집트 하트텝수트 여왕은 유향이 나는 나라(아랍)로 즐겨 여행을 떠났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유향무역출항 전 유향나무를 배에 싣고 있는 모습으로 고대 이집트 하트텝수트 여왕은 유향이 나는 나라(아랍)로 즐겨 여행을 떠났다.

《성경》에 유향이 무려 스물두 번이나 언급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 약재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창세기>에는 야곱의 아들 요셉이 형들의 시샘 때문에, 이집트로 장사하러 가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고작 은화 20냥에 노예로 팔려간 이야기가 나온다.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요셉은 이후 그의 총명함과 지혜,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더해져 이집트 총리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그때 이스라엘에 심한 가뭄이 들어 식량이 부족해지자 야곱의 아들들, 즉 요셉의 형들은 식량을 찾아 이집트까지 오게 되었다. 그들이 이집트 총리의 정체를 모르는 채로 이스라엘에 돌아온 후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이집트로 떠나게 되었을 때 야곱은 아들들에게 이 땅에서 나는 가장 좋은 유향, 꿀, 향료, 몰약, 비자(榧子), 살구씨를 용기에 담아 ‘그 분’에게 선물로 드리도록 했다고 한다.

유향은 그 수요량이 막대했으므로 이윤이 매우 높은 무역상품이었다.

특히 고대 이집트 여왕 하트셉수트(Hatshepsut, BC 1504~1483)와 이스라엘 솔로몬 왕의 유향 무역은 세계적으로 유명했다. 유향은 제사에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몰약과 함께 섞어 환, 유약, 고약 등의 약재로도 쓰였다.

의성 히포크라테스도 유향을 사용한 처방전을 자주 사용했다. 유향은 각성 효과가 뛰어나고 천식, 점막염, 설사를 완화시키는 작용을 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가장 잔혹한 형벌인 ‘십자가형’을 집행할 때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도록 죄인에게 포도주와 유향, 몰약을 섞은 음료를 주어 몽롱한 의식 상태로 만들었다.

최근 관련 분야 학자들이 위성과 레이더를 이용해 이미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던 철옹성을 발견했다. 이곳은 성경을 비롯해 각종 이슬람 문헌, 그리고 아랍의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던 유향의 무역 중심지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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