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고대 오리엔트 의학 - 히브리, 인도, 메소포타미아 의학

인더스 강 유역에 고대 인도문명(모헨조다르와 하라파)이 시작된 시기는 고고학적으로 기원전 2500~1500년경쯤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당시의 도시에는 우물, 욕실, 하수도, 쓰레기장 등 위생시설뿐만 아니라 관개시설까지 놀랄 만큼 발달되어 있었다. 기원전 1500년경 북서부에서 아리아족이 인더스 계곡으로 침입해 들어와 그 뒤에야 비로소 인도의 종교와 문화발전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이들이 형성한 브라만교와 카스트제도는 오늘날까지 인도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고대 인도의 의학은 베다교시대(기원전 1500~800년)와 브라만교시대(기원전 800~기원후 1000년)로 구분할 수 있는데 베다시대의 의학은 다분히 원시적이고 주술적인 것이었으며, 브라만시대의 의학은 신비적인 색채가 농후한 베다시대 의학에 비하여 비교적 학문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이는 고대보다 전반적으로 의학 기술이 우수하여 처방전과 같은 것도 바빌로니아나 이집트와는 달리 잘 정돈되고 일정한 서식과 양식을 갖추고 있었다.

인도의 병리론은 고대 음양오행설과 관련된 중국 의학에서도 엿볼 수 있다. 어쨌든 인도의 자연철학이나 점성학은 인도 의료계의 사상적 배경으로써 과학적 요소와 종교적 요소를 의료에 연계하는 데 그 중심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힌두교의 경전 《마누법전》《마누법전》은 민법, 형법뿐만 아니라 카스트의 규정 등 종교, 도덕을 규정하여 최근까지도 인도 사회의 규범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질병 치료와 관련하여 외과술과 약초요법에 관한 내용도 다루어지고 있다.
힌두교의 경전 《마누법전》《마누법전》은 민법, 형법뿐만 아니라 카스트의 규정 등 종교, 도덕을 규정하여 최근까지도 인도 사회의 규범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질병 치료와 관련하여 외과술과 약초요법에 관한 내용도 다루어지고 있다.

브라만시대의 의학에서도 베다시대의 질병관, 즉 질병이 ‘악마의 소행’이라는 초자연적인 병인설이 여전히 존재하였다. 악마에 의한 질병과 신들림은 전생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신들은 병을 일으키거나 치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신에 관한 기도문이나 싯구들이 의학서에 많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브라만시대의 의사들은 질병에 관한 지식이 매우 풍부하였으며, 소박하나마 학문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기원전 6세기경 힌두교의 카스트 제도와 엄격한 율법에 대항하여 불교가 생겨나고 전파됨으로써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현실적인 진단과 치료를 중심으로 한 의학체계의 발달이 크게 촉진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인도에는 서양에 세웠던 것보다 수백 년 앞서 병원이 생겨났다. 불교와 의학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의료현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인도 최초의 의사는 브라만, 즉 승려 계급 출신이 도맡아왔다고 전해진다. 그 뒤에야 비로소 다른 계급 출신들의 의사가 독립된 지위를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낮은 계층의 출신이더라도 전문직으로써 의사의 사회적 지위는 비교적 높았으며 세금까지도 면제되었다. 특히 궁정 의사는 출세가도의 지름길이었고, 국왕을 대신하여 의학 관련 전문의의 심사를 관장하기도 하였으며, 왕의 시의(侍醫)는 중요한 정치적 인물로 대우를 받기도 했다.

인도에는 아직까지도 “의사는 앓는 사람의 인자한 아버지다. 치유된 사람에게는 좋은 친구이며 건강을 회복한 사람에게는 보호자다.”라는 속담이 전해지고 있으며, 케랄라 출신의 외과의사인 슈슈르타(Sushruta)는 “모름지기 의사는 인격이 고결하고 온화하고 따뜻하며 또한 노고를 잘 견딜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아소카(기원전 250년) 왕 시대의 인도 의학은 불교의 자비 정신 아래 빈민의 구제활동을 활발하게 행하였고, 인도의 도처에 병원이 건설되기도 하였다. 인도의 의학은 고대문명의 다른 의학과 유사한 점도 많지만 훨씬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리스 의학과 매우 유사한 측면도 있는데 그리스 의학은 거의 인도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스위스의 역사가인 악커크네히트(Ackerknecht)는 인도 의학은 독창적인 역사를 가지고 발달했으며, 그리스처럼 종교로부터 분리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인도 의학은 종교와 과학의 혼합형으로 중세 의학에 견줄 수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훨씬 더 우수했다고 판단된다.

인도의 불교와 관련된 의술은 불교의 전파와 함께 동남아, 중국, 한국, 일본 등 극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아리아인들에 의해 발달된 의학 기술은 페니키아, 이란 문화와 융합한 다음 크레타의 미노아 문명으로 꽃을 피웠는데 이집트를 비롯하여 그리스를 거쳐 유럽까지도 전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의술 서적으로써 인도인들은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오던 의학적 지식을 기록한 《아유르베다》(‘삶의 지혜’ 내지는 ‘생명과학’이라는 뜻)를 흰두교의 건강관리 체계 그 자체로 여기고 있다.

고대 인도의 의사들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으므로 후대에 차라카, 슈슈르타, 바그바타 등의 유명한 의사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당시 의사들은 그들이 임상활동과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들을 꾸준하게 《상히타》에 기록하였고 그 내용들은 오늘날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상히타》라는 책은 인도 의학의 토대와 아울러 해부학, 진단법, 치료법, 약물학, 상생법, 예방 의학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도 의학체계에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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