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고대 오리엔트 의학 - 히브리, 인도, 메소포타미아 의학

기원전 3500년경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주변에 수메르인들은 수메르 고유문자(설형문자, 쐐기문자)를 사용하여 인류 최초의 도시국가를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여기가 바로 우리에게 고대 문명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진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다. 수메르인들은 도시마다 지구라트라는 신전을 세워 그들의 수호신을 섬겼으며, 유대교에서 유일신을 믿는 반면에 이들은 이집트와 마찬가지로 다신교를 믿었다.

폐쇄적인 이집트 문명과는 달리 두 강 유역은 항상 이민족의 침입이 잦았고, 국가의 흥망과 민족의 교체가 극심하였기 때문에 이 지역에 전개된 문화는 비교적 개방적이고, 능동적이었다.

기원전 1900년경 이민족인 아무르인에 의해 바빌로니아 통치왕조가 세워졌는데 바빌로니아 왕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함무라비 왕이 중앙 집권 체제를 정비하기 위해 최초의 성문법인 《함무라비 법전》을 편찬하였다. 여기에는 의사의 보수, 의료사고 처리와 범위 등 의사의 책임 권한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바빌론을 중심으로 발전한 메스포타미아 문명은 이집트의 파피루스보다 보존 상태가 좋은 점토판에 쐐기문자로 의술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후세에 남겼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인간에게 주어지는 질병은 신이 내린 징벌이라는 인식하에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대처하였으며, 과학적인 치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종교적인 의식으로 극복하려는 경향이 다분하였다. 바빌로니아 신화에 나오는 가장 강력한 신은 마르두크의 아들 나부(Nabu)였는데 학문, 의학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바빌로니아인들은 각종 식물, 광물, 동물 등을 이용하여 약재로 활용하였으며, 외과수술에 관한 기록도 전해지고 있다. 치료와 관련된 업무는 주로 성직자(사제)의 몫이었는데 진단하는 사람과 처치하는 사람을 별도로 구분하여 전문직으로 관리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리스에서 의사란 직업은 자유민이 담당하였지만 바빌론에서는 비교적 귀족에 가까운 신분계층에 속하여 그만큼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바빌론의 의술은 주로 주술, 점성술과 같은 다소 마법적인 요소와 종교가 혼재된 상태에서 접근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신이 내려준 질병은 악령의 형태로 인간을 지배해 왔던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사제들의 주된 임무는 병에 대한 치료보다 병의 종류를 알아내는 것과 악령의 종류를 식별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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