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계정 캡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계정 캡처.

 

[뉴스로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올해 들어 네 번째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지난 7월 폼페이오 장관의 세 번째 방북 당시 미국을 강력하게 비난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여, 비핵화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8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은 7일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양국 최고수뇌들 사이의 튼튼한 신뢰에 기초하고 있는 조미사이의 대화와 협상이 앞으로도 계속 훌륭히 이어져 나갈 것”이라며 “조만간 제2차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관련한 훌륭한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7월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당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당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은 북미정상회담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며 미국의 태도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 또한 북한 외무성 담화에 대해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강도’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실속 없는 논의로 끝났던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과 비교하면 4차 방북 후 북미 양측의 태도는 상당히 낙관적이다. 폼페이오 장관 또한 4차 방북 성과에 대해 “성공적인 아침을 맞이했다”며 “비핵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자평했다. 북한 또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에 대한 외부 사찰을 허용하겠다고 제안한데다, 2차 북미회담에 대한 계획을 관영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주민들에게도 선전에 나서고 있다. 

강경한 대립관계를 유지하던 북미 관계가 누그러지면서 2차 북미회담에 대한 구체적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2차 정상회담의 장소 및 일정에 대한 범위를 좁혔다”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합의 사항 중 남아있는 핵심 현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빠른 시일 내 실무차원의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성과에 대한 청와대의 기대감도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한국시간) 국무회의에서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기에 열릴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이 조성되었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급적 조기에 개최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한미 간의 긴밀한 협력과 공조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내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 성과에 대해 좀 더 신중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NSC 국가경제보좌관 및 수석자문을 역임한 사만다 비노그라드 CNN 애널리스트는 북한의 태도변화에 대해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비난을 멈춘 것은, 그가 김 위원장이 원하는 것을 양보해줄 것이라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방북이 폼페이오 장관과 미국의 승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비노그라드는 이어 북한이 협상을 지연시키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며, 지연된 시간을 추가 핵무기 및 우호세력을 확보하는데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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