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소비의 시대가 도래했다.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주고 빌려쓰는 공유경제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공유경제는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차량 공유 플랫폼 ‘우버’와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그 대표적 사례다.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지구촌 사람들의 공유경제를 적극 이용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뉴스로드>는 공유경제의 발달 과정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공유경제의 모델을 알아봤다.

사진=케어닷컴(care.com)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케어닷컴(care.com)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로드] 산아제한이 인구정책의 핵심자리에서 물러난지도 이미 20년이 지났다. 대한가족협회가 1973년 발표한 산아제한 홍보영상에 등장하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슬로건은 이제 옛말이 된지 오래다. IMF 이후 매년 악화일로를 걸어온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이미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고, 어느새 2018년 출산율은 역대 최초로 1.00 이하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저출산 문제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실제 출산을 고려할만한  젊은 세대들은 부실한 보육환경을 지적하고 있다. 저출산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난지 십수년이 지났지만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의 수는 여전히 부족하고, 학부모들은 유치원 추첨을 위해 밤을 새워 노숙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밝혀진 사립유치원의 비리 문제로 인해, 젊은 부부들은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기관이 부족하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많이 낳아 잘 기르자”는 슬로건이 설득력을 갖기는 어렵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공유경제는 이같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활용될 수 있다. 영유아 돌봄 경력을 갖춘 베이비시터들과 다양한 선호와 필요를 가진 부모들을 공유경제 플랫폼을 통해 연결함으로서 보육공백을 메우는 방식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사업화된 상황이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바로 지난 2007년 실라 마르셀로가 설립한 미국의 온라인 육아플랫폼 케어닷컴(Care.com)이다. 창업자 실라 마르셀로가 케어닷컴을 설립한데는, 마르셀로 자신이 육아 문제로 상당한 곤란을 겪었던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어닷컴에서는 아이의 연령과 베이비시터가 필요한 날짜, 사는 지역 등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가까운 곳에서 케어닷컴에 등록한 베이비시터 중 부모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인력을 맞춤 연결해준다. 영유아뿐만 아니라 반려동물과 노인까지 다양한 돌봄노동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 케어닷컴은 현재 19개국에서 22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성장 일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맘시터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맘시터 홈페이지 갈무리

케어닷컴과 같은 형태의 온라인 육아플랫폼으로 국내에서 운영 중인 것은 (주)맘편한세상의 ‘맘시터’가 대표적이다.  맘시터에서는 영어교육, 등하원 지도, 야외활동 등 원하는 돌봄 형태를 지정할 수 있으며, 개인 사정에 따라 정기/비정기 베이비시터를 고용할 수 있다. 특히 유사 서비스와는 달리 베이비시터와 부모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아 평균 8천원 가량의 저렴한 가격으로 육아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맘편한세상 정지예 대표는 “직접 면접에 의존했던 전통적인 보육인력 구인시장을 온라인화해 개별 상황과 필요에 맞는 사람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며 맘시터의 장점을 설명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육아와 공유경제의 접합은 유아용품을 공유하는 방식의 플랫폼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갈매기 키즈 도서관은 부산시내 육아관련 공공기관이 소유한 유아용품을 대여 및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부산시 공유경제 촉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갈매기 키즈 도서관은 홍보 부족이나 지리적 문제 등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유아용품을 일반 시민들과 공유함으로서 공유경제의 의미를 살리는 한편, 젊은 부모들이 느끼는 높은 유아용품 구매 부담을 경감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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