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s and ideas can change the world. (언어와 아이디어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정작 시인들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제목에서 많은 함축적 의미로 쓰인 ‘시인’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울림을 전하는 명작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1989)’의 명대사 중 하나이다. 영화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매몰된 학생들의 인성을 무시하는 현대 교육의 모순을 지적한 작품으로 학생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키팅 선생님의 교육관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는데 영화의 제목인 ‘죽은 시인의 사회’는 영화 속 학생들이 만든 비밀 동아리의 이름으로 미국 작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Walden’이라는 시에서 따온 것이다. 이 영화에서 학생들은 현실의 모순된 교육에서 탈출하고 싶은 하나의 방편으로 학교 근처 동굴에 모여 솔로나 휘트먼 같은 시인의 작품과 자작시를 낭송한다. 이 장면은 과연 ‘시’란 무엇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주는 명장면이기도 하다.

인류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가장 오래된 문학 중의 하나가 바로 ‘시’이다. 억압과 모순의 시대에는 항쟁의 수단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에는 희망의 의미로, 보다 나은 미래를 밝혀주는 등대의 역할로 ‘시’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조용하지만 역동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시’는 우리의 생활과 때래야 땔 수 없는 소중한 표현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인 이 가을, 며칠 전 10월 18일 (목) 저녁 6시에 남산 ‘문학의 집’에서 의미 있는 행사 하나가 열렸다. 시 전문 계간지 ‘시인수첩 (발행인 : 강봉자 대표)’ 이 주최한 ‘詩 콘서트 – 가을, 컬래버’가 그것으로 ‘시’의 저변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온 출판사 관계자들과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참여를 한 시인들과 출연진들이 합심해서 만든 행사였다. 기존의 유사 ‘북 콘서트’와 달리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시와 영화, 소설, 음악, 강연 등 다양한 장르의 컬래버 형태로 이루어진 이 행사는 새로운 형식과 콘셉트로 많은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성황리에 끝났다. 이번 ‘詩 콘서트’는 ‘제 7회 시인 수첩 신인상 시상식’도 겸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시 문학의 밝은 미래를 향한 소중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날 출판사 ‘문학수첩’을 운영하며 시(詩) 전문 계간지 ‘시인수첩’의 발행인인 한 강봉자 대표는 ‘어린이들을 통해 우리나라 시에 대한 희망을 봤고 그 이상의 미래도 봤다’며 ‘앞으로도 시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고 밝히기도 했다.

‘시’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시는 문학의 한 장르로 자연이나 인생에 대해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시’는 단순히 그것만으로 정의될 수 없다.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는 우리 마음의 영원한 안식처이고 힘듦과 좌절을 딛고 일어나게 하는 수단이며 희망찬 미래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이다.

‘시’를 마냥 어렵고 힘든 장르라고 인식하는 우리들에게 이번에 열린 ‘시 콘서트 – 가을, 컬래버’ 같은 창의적인 발상의 행사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행복과 희망의 메신저로 소중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며 우리나라 문화의 발전을 위해 이런 훌륭한 행사가 많이 열리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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