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이 부회장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화경 부회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에 개인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법인자금 약 203억원을 공사비로 쓴 혐의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갤러리, 영빈관, 연수원 등 목적으로 해당 건물을 지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이 건물이 법인 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없고 야외욕조, 요가룸, 와인 창고 등을 갖춘 점으로 들어 전형적인 개인별장이라고 판단했다. 또 이 부회장이 사비로 수십억 원대의 가구를 들여놓았으며, 부지 선정, 건축 설계, 자재 선택 등 모든 건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점으로 미루어 개인 별장이 맞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당초 담철곤 회장을 집중 조사했으나 이 부회장이 횡령을 주도한 정황을 잡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이후 지난 1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 반려했다. 이 부회장의 혐의는 남편인 담철곤 회장 횡령 사건과 유사하다. 앞서 담 회장은 지난 2011년 300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담 회장은 외국 유명 작가의 고가 미술품 10점을 계열사 법인자금으로 매입한 뒤 이를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하는 등 회삿돈을 개인 돈처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담 회장은 1심에서 공소사실이 대부분 인정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이화경 부회장 횡령 건은 담회장 사건과 복사판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검찰과 법원이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