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시골 밤 풍경
[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시골 밤 풍경
  • 김용국(시인)
  • 승인 2018.10.26 09:25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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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 8×10inch,혼합재료,2018, 김민재

시골 밤 풍경


내 집이 불을 끄면
앞집이 더 밝아지네.

앞집이 불을 끄면
옆집이 더 밝아지고,

옆집이 불을 끄면
별들이 밝아지네.

내가 불을 꺼야
네가 더 밝아지네.

현대는 자기 PR의 시대라고 합니다. 자기를 들어내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겁니다.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한적한 시골도 광고판은 넘실댑니다. 어떤 회사는 이익의 많은 부분을 광고로 지출합니다. 이렇게 해야 회사가 돈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전체가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내 회사는 이런 물건을 만들어’하고 알리는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천문대는 대부분 도시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빛이 많으면 별이나 달이나 항성 등을 관측하기가 곤란하지요. 그래서 인공의 빛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산이거나 사막 등지에 세워집니다. 빛이 빛을 보는 것을 방해합니다.

나는 종종 시골집에 가곤 합니다. 시골의 낮과 밤은 마법처럼 다릅니다. 낮은 도시의 낮처럼 밝지만 밤은 전혀 그렇지 않지요. 일단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몇 발자국 앞도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칠흑의 밤이 와야 하늘에 별이 소나기처럼 내립니다. 별이 더 선명히 보입니다. 그래서 도시에 있던 사람들이 시골에서 이런 하늘에 경이를 느끼지요. 여러분들도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도시의 하늘에 별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지요. 도시의 빛이 하늘의 별을 못 보게 했을 뿐입니다.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며,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랑이나 욕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마음속에 자신을 가득 채워서는 타인을 아는 것, 공감하는 것, 소통하는 것,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내가 불을 꺼야 / 네가 더 밝아지네.’의 이치입니다. 어두워져야 별이 잘 보이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교만이나 자랑의 불을 꺼야 합니다. 
내 마음의 불을 꺼야 타인의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할 수 있습니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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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km 2018-11-03 22:33:51
짧지만 강열한 시 좋다!

vosdlqsl 2018-11-03 22:20:43
깊은 뜻이 있는 시구나. 멋지다!

dlfjftnrk 2018-11-02 11:30:51
시와 해설이 함께 있어 이해하기 훨씬 쉽네요. 감사합니다.

vosdlqslek 2018-10-30 11:52:08
김용국 시인님 팬이요~~!! ^^

밤풍경 2018-10-30 04:37:33
좋은시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