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수사과는 국내 반려동물 사이트를 해킹해 15,000여 명 회원의 IP카메라 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유출한 후, 264대의 IP 카메라에 무단 접속해 사생활을 엿보거나 불법촬영한 피의자 1명과 4,648대의 IP카메라에 무단 접속해 불법촬영한 피의자 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사이버수사과는 국내 반려동물 사이트를 해킹해 15,000여 명 회원의 IP카메라 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유출한 후, 264대의 IP 카메라에 무단 접속해 사생활을 엿보거나 불법촬영한 피의자 1명과 4,648대의 IP카메라에 무단 접속해 불법촬영한 피의자 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IP카메라를 해킹해 여성의 사생활을 엿보고 녹화한 남성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1일 "반려동물 사이트를 해킹해 회원 1만 5000명의 IP카메라 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유출, IP카메라 264대에 무단 접속해 사생활을 엿보거나 불법촬영을 한 혐의로 황모씨(45)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 등 10명은 가정집 등에 설치된 IP카메라 총 47만5164대의 접속 정보를 알아낸 뒤, 그중 4912대에 3만9706회에 걸쳐 무단 접속해 피해여성들의 사생활을 녹화한 동영상 파일 2만7328개를 컴퓨터 등에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IP카메라에 접속한 횟수만 3만706회, 불법촬영해 저장한 영상물은 2만7328개(1.4TB)에 달했다.

웹 개발자인 황씨는 지난달 해킹프로그램으로 자신이 활동하던 반려동물 중계사이트 데이터베이스(DB)를 해킹해 1만5854명의 회원 정보를 유출하고, 이 가운데 1만2215개의 IP카메라 접속정보를 확보했다. 회원 상당수가 반려동물 감시용 IP카메라를 설치했고, 혼자 생활하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여성이 많다는 점을 노렸다.

황씨는 범행을 저지르는 4년여간 자신이 주로 엿보는 카메라를 따로 등록해 두기도 했으며, 민감한 사생활이 등장하는 장면은 직접 촬영해 저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피의자인 이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IP카메라 접속정보 등을 확보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황씨의 경우 죄질이 무겁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지난달 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기각당했다.

경찰은 피의자들로부터 압수한 영상물을 모두 폐기 조치하고 인터넷으로 유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경찰은 회원정보가 유출된 반려동물 사이트 운영업체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해킹에 이용된 불법 프로그램의 판매·유통라인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IP카메라 사용 시 제품 구입당시 설정된 기본 계정이나 비밀번호를 반드시 변경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전원을 끄거나 렌즈를 가려놓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며 “제조·판매사 또한 보안 취약점을 수시로 점검해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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