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은 19일 오전 9시 30분 박병대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날 검찰청에 출석한 박 전 대법관은 취재진에게 "이번 일로 많은 분들에게 심려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사심없이 일했다. 그렇지만 많은 법관들이 자긍심에 손상입고 조사 받은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하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함께 재판 거래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형사재판 등이다.

이밖에도 상고법원 설치에 반대하는 법관과 변호사단체를 부당 사찰하는 등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박 전 대법관은 법관들의 학술모임인 ‘인사모’가 상고법원 설치 등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자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인사모 해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부산 스폰서 판사 비위 은폐 및 축소에 개입한 의혹과, 파견 법관을 이용해 헌법재판소 내부 사건 정보 및 동향을 수집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박 전 대법관은 특히 일제 강제징용 소송 지연과 관련, 2014년 10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삼청동 공관회의에 참석하는 등 청와대와 물밑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 공소장에 약 30개의 범죄사실과 관련해 박 전 대법관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앞서 구속된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법원행정처 입장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주장해 상관인 박 전 대법관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검찰은 필요하면 박 전 대법관과 임 전 처장에 대한 대질신문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