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법 갈등 심화, 해법은?
시간강사법 갈등 심화, 해법은?
  • 홍성호 기자
  • 승인 2018.11.2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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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 통과시 교육 질 저하"VS "재정부담 경미"
고려대학교 강사법관련구조조정저지 공동대책위원회는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학교 당국이 추진중인 시간강사 구조조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대학교 강사법관련구조조정저지 공동대책위원회는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학교 당국이 추진중인 시간강사 구조조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 일명 ‘강사법’이 지난 15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대학들이 강사 고용 규모를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대학생과 노동계에서는 대학 측의 움직임이 강사법의 취지와 모순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주요대학, 시간강사 구조조정 돌입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주요 대학들은 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인원감축 및 개설과목 축소 등 대응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가 지난달 26일 작성한 ‘강사법 시행예정 관련 논의사항’ 문건에 따르면, 2019년도 1학기부터 개설과목이 20% 줄어들고 졸업이수학점 또한 130점에서 120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강좌수를 줄이고 전임교원 및 외국인 초빙교수를 활용해 시간강사 고용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의도다. 해당 문건에는 시간강사를 고용하는 경우에도 학기당 2개 이상의 수업을 맡을 수 있는 강사만 고용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중앙대학교 또한 1200여명의 강사를 500명으로 절반 이상 줄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특히 지난 14일 학과장 회의에서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편의점주도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한다. 시간강사도 마찬가지”라는 발언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교수는 20일 MBC 인터뷰에서 “편의점 주인도 국가가 정책을 바꾸면 대안을 마련한다. (대학도) 고민을 해야 되지 않겠냐는 차원에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학들은 이번 개정안이 심각한 재정부담을 초래하며 대학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대 단과대학장·대학원장 22명(학장단)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급변하는 사회수요에 부응하고 선도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시의성·다양성·유연성 확보가 절실하다”며 “단기임용을 제한하는 강사법은 소수 강사의 신분을 안정시킬 뿐 이러한 요구를 실현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학장단은 또 “학생 수 감소와 함께 수년간 등록금 동결, 입학금 폐지로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강사법으로 인해 강사료 인상, 방학중 임금 등 대학별 추가 재정 소요가 수십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정부담이 커질 경우 강좌 대형화가 불가피해 교육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 또한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수 강사의 신분을 안정시킬 뿐, 신진 학자들의 고용기회가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강사·학생, “강사법으로 인한 재정부담 경미”

반면 강사와 대학생들은 강좌나 졸업이수학점을 줄여 강사 인원을 감축하는 식으로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회피하려는 대학 측의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간강사 단체인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 측도 대학 측 움직임에 반발해 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한교조는 2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규모가 큰 대학의 예산에서 강사들의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가 채 되지 않는다”며 개정안 통과로 추가되는 재정 부담은 1% 미만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교조는 또 전임교원과 강사의 강의평가에 큰 차이가 없다며 “개정 강사법이 시행되면 고용안정성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보장되고 처우개선이 약간 이루어지므로 강사들이 지금보다 더 열심히 강의준비하고 연구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총학생회 및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강사법 시행을 위한 학생모임 ‘민주광장’ 등으로 구성된 ‘고려대학교 강사법관련구조조정저지 공동대책위원회’는 22일 고려대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의 조치가 대학생 교육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공대위 측은 “대학 측에서 추가비용으로 추정하는 55억원은 2017년 기준 학교 총 수입의 0.8%에 불과하다”며 여력이 충분함에도 강사 인원감축을 논의하는 것은 고등교육법 개정안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강사 감축 움직임에 대규모 파업 예고

이번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강사에게 법적으로 교원 지위 부여 ▲임용기간을 1년 미만으로 정할 경우 사유를 병가·출산휴가로 제한 ▲강의가 없는 방학 중에도 임금 지급 ▲3년간 재임용 절차 보장 ▲부당해고·징계 시 강사의 소청심사권 명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010년 한 시간강사가 열악한 처우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논의되기 시작한 강사법은 네 차례나 시행이 연기됐다 지난 15일 겨우 국회 교육위를 통과했다.

강사법이 교육의 질 저하와 기존 강사 대량해고를 야기할 수 있다는 대학 측의 주장과, 교육의 질은 대학당국이 떨어뜨리고 있다는 학생·강사 간의 대립이 첨예해 강사법 논란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교조 측에서는 대학 측의 강사 고용규모 감축 움직임에 맞서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지난 21일에는 일부 대학강사들이 단체 휴강을 강행하기도 했다.

임순광 한교조 위원장은 “1800여명의 회원 중 절반 가량이 이번 휴강에 참여했다”며 “지금은 워밍업이고 다음 달에 큰 싸움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성적 입력을 거부하거나 최대 한 달 반 가량의 파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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