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사그라진 삭막한 겨울인데 고결하고 싱그런 잎을 가지고 있다. 찬바람에 당당하고 위풍스러운 초록빛이 찬란한 고사리과의 상록양치식물인 ‘봉의꼬리’이다. ‘갈라진 잎의 모양이 봉황의 꼬리깃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봉미초(鳳尾草)라고도 하고, 바위틈에서 자란다고 석장생(石長生)이라 하는 위풍당당한 야생화다.

봉황은 기린, 용, 거북과 함께 4령으로 상서롭고 고귀한 새이다. 봉(鳳)은 수컷이고, 황(凰)은 암컷을 말하며 닭의 머리, 제비의 부리, 뱀목, 용의 몸, 기린의 날개, 물고기 꼬리 가졌다. 봉황은 오동나무에만 앉고 대나무 열매만 먹는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큰봉의꼬리, 알록봉의꼬리 등 5종이 서식한다. 가장 북쪽의 추운 겨울을 견디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개체군이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서 봉의꼬리도 북상할 것이기에 ‘온난화 지표종’ 이기도 하다. 상록성이고 잎의 관상가치도 좋아 분화용으로 적합하다. 새집증후군의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제거 능력이 최상이고, 음이온이 361개/㎖ 발생한다. 실내 습도를 높여주는 천연가습기이면서 미세먼지도 흡착하여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공기정화식물로 각광 받고 있다.

잎은 광합성작용을 위한 영양엽(營養葉)과 잎 뒷면에 포자낭이 붙은 생식엽(生殖葉)있는데 포자엽이라고도 한다. 생식엽은 위에 있는데 포자를 멀리 보내려는 전략이고, 영양엽은 아래에 있으며 밑으로 처져있어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는 배치이다.

생약명은 봉미초(鳳尾草)로 항암, 항염증, 항균, 위장염, 편도염, 양혈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꽃말이 없다. 없으니 만들어 보자. “위풍당당” 으로 정하고 싶다. 고결하고 싱그러우며 위풍스러운 자태와 일진한풍에도 파릇한 모습이 한 겨울에 빛이 난다. 강인한 잎들이 찬바람과 눈보라 속에서도 끄떡없다. 힘들게 살아가지만 삶을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필자 약력>

야생화 생태학을 전공했다. 순천대학교 대학원에서 농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국내 여러 대학과 기업 등에서 강연을 해오고 있다. 현재 한국야생화사회적협동조합 총괄본부장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겸임교수로 일하며 야생화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