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유튜브 채널 ‘무리수TV’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카이저’는 지난달 <나는 왜 삼성전자를 퇴사했나? 전직 연구원의 고백>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이 퇴준생의 공감을 얻고 있다. 어떤 사연인지 삼성전자 전 연구원이 밝힌 사연을 들어봤다. 다음은 연구원이 직접 쓴 전문이다.

대기업하고 잘 안 맞았던 것 같다. 삼성전자에 3년 정도 다니다 퇴사했다. 나는 스마트폰 프로세서인 엑시노스의 공정을 개발하는 반도체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사람들이 연구소라고 하면 연구에만 몰두하는 환경일 것이라 상상하는데 대체로 맞다. 연구소에서는 휴식할 시간이 없었다. 프로젝트가 하나 끝나면 잠시 쉬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끝날 때쯤에 바로 다음 프로젝트가 시작돼 여유가 없었다. 심지어 한 달에 야근, 주말 및 공휴일 근무 수당 등 합쳐서 70만원이 나올 정도로 일한 적도 있다.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서 밤 10시 20분에 퇴근하는 생활도 한 달 정도 했다. 가장 많이 했을 때의 경우지만, 3년 동안 여유로웠던 적이 거의 없었다. 업무 강도가 너무 높아 피곤하기도 하고, 재미도 없어서 ‘내가 여기서 무엇을 위해, 왜 일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에 비전도 없어 보였다. 행복해 보이지 않는 책임, 수석연구원들을 지켜보니 ‘나도 10년, 20년 일하면 저렇게 되겠다. 항상 업무에 찌들어 일만 주야장천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승진이 쉬울 것 같지도 않았다. 샐러리맨이 학사학위만 가지고 있으면 부장까지는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임원으로 승진하려면 해외대학 박사학위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일은 일대로 하고, 승진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았다.

연구개발 관련 지식을 쌓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인사나 마케팅 관련 지식은 어딜 가서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지식은 나한테 쌓이는 게 아니라, 회사를 위해 공부하는 것 같았다. 퇴사했을 경우 ‘이 지식은 어디서 활용할 수 없는 지식’이라고 생각하니 공부하기 싫어졌다. 업무 관련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 않았다.

회사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것보다, ‘시키는 일’을 잘하는 신입을 뽑는다. 그래서 지시를 받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오래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다. 버티더라도 몸이 병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양한 직업, 새로운 일들이 생기고 있다. 취준생과 대학생들은 꼭 여러 일을 찾아보고,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할까’ 미리 생각해서 입사하거나 창업을 하는 등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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