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별
[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별
  • 김용국(시인)
  • 승인 2019.02.04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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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 별궤적, 사진 전영권
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 별궤적, 사진 전영권


별 하나가
내 눈 속으로 들어온다.

다른 별 하나가 

내 눈 속으로 들어온다.

내 눈 속에서 
두 개의 별이 만난다.

그러다가
어느 날 밤
내가 주례사를 쓰면
별들은 결혼을 한다.

“오늘 화창한 밤하늘을 준비해 주신 밤의 시간에 감사를 드립니다. 식장에 은은한 조명을 밝혀준 달과 별, 신랑별, 신부별의 행진을 위해 눈부시게 하얀 주단을 깔아주신 은하수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우주 원근 각처에서 찾아오신 작은 별, 큰 별에, 이 결혼식에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혼란을 막기 위해 식장 안에 들어오지 못한 해에게도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별 결혼식에서는 신랑 신부 두 별이 이제껏 은밀하게 사랑을 속삭여왔다면 지금부터는 빛의 신호와 빛의 눈짓, 빛의 미소와 빛의 소리로 맘껏 사랑을 나누워도 좋다는 것을 별의 법으로 선언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별세상이 아무리 아름답고 장구하다고 하나, 우리는 우리에 대해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인간 세상에 시인이라는 사람이 있어 우리 별세상의 역사와 문화, 풍습 그리고 우리 별들의 희로애락을 아득한 옛날부터 기록하고 노래해 왔으니 어찌 고맙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전설처럼 아는 모든 별의 옛이야기들도 인간 세상의 시인들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오늘 결혼식을 올리는 두 별의 은밀한 연서의 주고받음 역시 인간 세상의 시인이 메신저 역할을 자처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히는 바입니다.

별의 결혼식에 이런 시인을 특별히 초대해서 축사를 듣는 게 마땅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인간은 이 별나라에 아직은 올 수가 없어, 주례사 겸 축시 한 편을 간곡한 요청으로 어렵게 받았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기쁜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에 주례사 겸 축시를 별결혼식에 모인 별하객 여러분께 북극성인 제가 영광스럽고 행복한 마음으로 인간 세상의 시인을 대신해서 낭송하는 바입니다.

별 하객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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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혜 2019-02-06 11:48:13
별의 결혼식에 별의 하객으로 초대되어 영광이예요~~♡♡♡

박인국 2019-02-04 12:08:33
별의 결혼 멋지네!
견우와 직녀가 드뎌 결혼을 하는구나!
감히 그 영겁의 세월을 거슬러 내가
하객이 되는 영광과 호사를 누리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