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망하는 자
[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망하는 자
  • 김용국(시인)
  • 승인 2019.03.2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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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사랑2(혼합매체), 80x80x20cm, 유성이
SHE-사랑2(혼합매체), 80x80x20cm, 유성이

망하는 자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

힘을 쓰는 자
힘으로 망하느니,

돈 있는 자
돈으로 망하고

시詩를 쓰는 자는 다
시로 망한다면

이 세상에
시로 망할 시인은
누구냐, 
누구냐?

 

미쳐야[狂] 미친다[及]는 말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미친 듯이 몰두해야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학문이나 어떤 분야, 어떤 일에 나름의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평생이거나 적어도 인생의 한 시점을 그것에 대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받친 사람들입니다. 그냥 되거나 대충해서 되는 일은 없습니다. 자신이 목적한 것에 모든 것을 투신하듯 하지 않으면 쉬운 것도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칼은 칼로 망하고, 힘은 힘으로 망하고, 권력은 권력으로 망하고 돈은 돈으로 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로 망하는 시인이 되고 싶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시에 미쳐서[狂] 시에 미친[及] 시인이 되고 싶었지요. 그만큼 시에 대한 열정이 있었을 때가 있었지요.

*마태복음 26장 52절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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