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꽃 이야기] 봄의 요정 '얼레지'
[우리꽃 이야기] 봄의 요정 '얼레지'
  • 정연권
  • 승인 2019.04.0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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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얼레지

화사한 색채와 꽃잎을 활짝 젖혀진 요염한 자태의 흥미로운 야생화를 바라본다. 아름다운 봄의 요정이요. 자태도 이름도 신묘하여 보면 볼수록 고결한 여인의 꽃인 ‘얼레지’였다. 백합과의 비늘줄기를 가진 다년초로 요염하고 우아한 분홍색 꽃이 매력적이다. 얼레지란 얼룩이라는 우리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잎에 얼룩이 있어서 이렇게 부른다. 얼룩소는 많은 사람들이 홀스타인젖소를 생각하지만 ‘얼룩배기’ 황소는 정지용의 향수의 시에 나오며 ‘칡소’ 라고도 한다.

얼레지.
얼레지.

얼레지는 유라시아대륙에 4종, 북미대륙에 20종이 서식한다. 대한민국에는 담자색의 에리트로니움 자포니컴(Erythronium japonicum) 1종만 살고 있다. 변이종으로 흰얼레지(Erythronium japonicum f. album T.B.Lee)는 담자색과 같이 하모니를 이루어 환상적 이다. 바람이 잘 통하는 낙엽수림 아래 비옥하고 습한 곳에 서식하는데 1,000m 내외의 고산에도 만날 수 있다. 2장의 잎이 나와야 꽃이 핀다. 꽃잎과 수술은 6개이며, 수술은 장단 3개씩 있다. 잎이 출현 하면서 꽃이 피어난다. 낮에 햇빛이 비치고, 10시경 온도가 20℃내외가 되면 서서히 열리어 12시경 25℃정도에 꽃잎을 활짝 뒤로 젖힌다.

얼레지 군락.
얼레지 군락.

그러나 햇살이 없는 날은 하루 종일 꽃이 닫힌 채로 있다. 꽃잎이 뒤로 젖혀진 모습이 가재를 닮았다고 ‘가재무릇’이라고도 한다. 이 때문에 바람난 여인이란 꽃말이 되었다고 한다. 꽃잎이 열리고 밤에는 닫는 웬 마술인가 신기해 하지만 이는 꽃의 개폐운동이다. 온도가 낮으면 열리지 않는 것은 암술과 수술을 보호하려는 생존전략이다.

흰얼레지와 얼레지.
흰얼레지와 얼레지.

봄에 지상부에 올라와서는 꽃을 피우고, 입과 줄기는 말라진다. 얼레지를 볼 수 있는 기간은 4~5주간 정도이고, 개화하는 기간은 2주 정도로 짧은 편이다. 군락을 형성하는 것은 씨앗에 개미가 좋아하는 옅은 황색의 방향체인 엘라이오좀(Elaiosome)이 붙어있다.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고 말랑말랑하여 유충에게 좋은 영양분이 된다. 일종의 미끼상품으로 이는 개미를 통해 씨앗을 멀리 퍼뜨리려는 전략이다. 개미를 의(蟻)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흰얼레지.
흰얼레지.

꽃말이 ‘바람난 여인’ ‘질투’이다. 꽃잎이 확 펼쳐서 여인의 치마를 올린 것 같은 요염한 모습이라고 바람난 여인이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과한 말이고, 호사가들의 표현이라고 본다. 꽃이 땅을 보고 피니 꿀벌이 잘 찾아오도록 꽃잎을 열어주고, 꽃잎 안에 W자 형태로 유도선까지 설치하여 꿀을 주면서 수분을 하게 한다. 자손을 번식시키고, 대를 이어 주려는 여인의 지혜를 바람났다고 오인하신가 싶다. 이러한 치밀하고 당당한 전략에 질투가 나서 그랬는지 모른다. 오히려 봄의 요정이요. 깜직하고 당당한 아름다운 여인의 꽃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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