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민주연구원장(가운데)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가운데)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 매체 ‘더팩트’는 27일 "서 원장과 양 원장이 지난 21일 저녁 서울 강남구 한 한정식 식당에서 만나 4시간 30분 가까이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양정철 원장은 회동 사실을 인정하며 “서 원장께 모처럼 문자로 귀국 인사를 드렸고, 서 원장께서 원래 잡혀 있던, 저도 잘 아는 일행과의 모임에 같이 하자고 해 잡힌 약속이었다"고 해명했다. 

회동 성격에 대해 양 원장은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회동을 두고 공방이 오갔다. 자유한국당은 ‘정보기관 수장과 여당 싱크탱크 수장의 부적절한 만남’이라고 비난했다. 국정원이 내년 총선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한 것.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런 측면에서 만약 총선과 관련이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민감한 정보가 모이는 국정원 수장과 여당 싱크탱크 수장이 만났다. 누가 봐도 부적절한 만남이다. 원래 잡혀 있던 사적인 모임이라는 해명은 국민을 우롱하는 무책임한 설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 원장은 어떤 논의를 했는지 밝히고 부적절한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 양 원장도 총선을 앞두고 행여 국정원을 총선의 선대기구 중 하나로 생각했다면, 당장 그 생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적인 만남을 확대 해석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 원장과 양 원장의 만남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기사는 사실에 기초하지 않아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바른미래당은 오신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비밀 회동은 정치개입 의혹을 살 소지가 충분하다. 과거 국정원의 총선 개입이 떠오른다"며 "즉시 국회 정보위원회를 개최해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현직 국정원장이 여당 싱크탱크 수장을 오랜 시간 만나 밀담을 주고받은 것이 과연 적절한 처신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서훈 원장은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27일 "국회 정보위원회를 열려고 했으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반대로 정보위 개최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한국당 이은재 정보위 간사가 나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 이후 정보위 일정을 잡으라고 했다고 연락이 왔다. 상식적으로 이런 사안은 2~3일 시간 줘버리면 ‘입 맞추기’가 끝나지 않나. 한국당이 북한 관련 정보위 보고는 받으면서 이번 일은 왜 미루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는 서훈-양정철 회동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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