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연합뉴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오후 11시 37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 여사는 1997년 12월 김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영부인으로 청와대 생활을 했다. 이 기간 동안 이 여사는 행정부 최초로 여성부가 설치되는 데 기여했다. 이후, 이 여사는 2009년부터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의 위치에서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아 평화 증진, 남북관계, 빈곤 퇴피 등을 위해 힘썼다.

이 여사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각계에서 추모가 잇따르고 있다. 

핀란드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한국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 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며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라며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하셨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하셨다. 민주화운동에 함께 하시고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 운동의 거목이었던 여성 지도자 이희호 여사의 삶을 깊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추모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의 삶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현대사였다”며 “김 전 대통령의 동반자이자 가장 가까운 비판자로서, 독재세력과 싸우는 민주화 투쟁의 동지로, 매섭고 엄혹한 격정의 세월을 함께 헤쳐오셨다”고 이 여사를 회고했다.

이어 “독재정권의 서슬 퍼런 탄압도 죽음을 넘나드는 고난도, 이 땅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향한 두 분의 굳은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며 “시대의 어둠을 헤쳐나가는 혁명은 신뢰와 사랑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두 분의 삶이 증명해 주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의 반려자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이희호 여사는 민주주의를 위해 한 평생을 살아왔다"면서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로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 여성문제연구회 회장 등을 맡았으며 가족법 개정 운동, 혼인신고 의무화 등 사회운동에도 헌신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영부인이 된 후에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명예대회 회장 등을 맡으며 장애인 인권운동에도 힘썼다"면서 "고인께서 민주주의, 여성 그리고 장애인 인권운동을 위해 평생 헌신했던 열정과 숭고한 뜻을 기리며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이 여사의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4일 오전 6시이며 같은 날 오전 7시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예배가 열린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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