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기원특별연재] DMZ야생화⑥ 태양을 닮은 엉겅퀴
[통일기원특별연재] DMZ야생화⑥ 태양을 닮은 엉겅퀴
  • 정연권
  • 승인 2019.07.01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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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
엉겅퀴.

 

풀밭에 초록물결이 일렁인다. 잔잔한 초록빛이 밀려온다. 햇빛은 찬란함을 넘어 뜨거운 열기로 다가온다. 햇빛이 내려앉아 머무는 곳에 햇빛이 고요하게 철조망에 자리 잡고 있다. 아픔을 딛고 슬픔을 감내한 고요함과 정적이 아리 운다. 초여름의 황홀함은 슬픔마음을 잠재운다.

초록물결에 휩싸인 마음은 뜨거움에 시시각각 변하고 움직인다. 주위에 풍경은 그대로인데 마음만 요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외로운 등대마냥 초연히 서 있는 꽃송이가 보인다.

삼삼오오 어울리는 꽃무리는 태양(太陽)을 닮은 꽃이다. 태양을 향해 가시 빛을 쏘아 대는 당당하고 멋진 자태이다. 어디를 봐도 만질 수 없을 것 같은 꽃송이에 까칠한 잎과 수많은 가시들이 있어서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엉금 엉금거리고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만져본다. 따스한 느낌이다. 밝은 색채와 강렬한 이미지의 자태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국화과의 ‘엉겅퀴’였다. 많은 야생화 중에서 ‘엉’으로 시작하는 것은 엉겅퀴뿐인가 보다.

엉겅퀴란 이름은 꽃이 열매를 맺을 때 하얗게 흐드러진 머리털이 서로 엉켜 쥐어짜는 것처럼 보여서 불렀다는 설과  피가 날 때 엉겅퀴를 찧어 바르면 금방 피를 ‘엉기게’ 하므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또한 우리말 ‘한거싀’ 는 크다는 ‘한’ 이 접두사의 음운변화에서 ‘엉’이 된 것이라고 한다. 남도지방에서는 ‘한각구’라고 부르고 있다. 키가 크고 가시가 많아 ‘항가시나물’ ‘가시나물’이라고도 하는데 항가시가 한각구로 변했다고 생각되어 진다. 

엉겅퀴가 무리지어 피어있다.
엉겅퀴가 무리지어 피어있다.

 

꽃은 4~5cm정도로 줄기 끝에 머리모양(頭狀花序)이 화사하게 아름답고 오묘한 향기가 있다. 수많은 꽃잎이 붙어서 하나의 꽃으로 피어나는 합판화(合瓣花)로 싱그러운 진분홍빛의 꽃무리를 이루고, 태양을 닮은 탐스런 꽃에 꿀벌과 나비가 찾아온다. 원통모양의 작은 꽃들이 모여 한 송이 꽃을 만드는 것은 나비나 꿀벌이 꿀을 한꺼번에 많이 따가게 하려는 배려라고 한다. 잎의 가장자리가 모두 가시로 되어 있어서 쉽게 가까이 다가서지 못한다. 가시에 찔릴 것 같은 섬뜩함과 경계심이다. 찔리면  따끔거리기에 만지기가 싫다. 이것은 초식동물들에게 먹히지 않기 위한 생존전락인 것이다.

전 세계에 200여종이 서식한다. 대한민국에는 엉겅퀴, 고려엉겅퀴,큰엉겅퀴 등 자생식물25종, 지느러미엉겅퀴 등 귀화식물5종 등 31종이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재되어있다. 속명 치을시움(Cirsium)은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정맥종(靜脈腫)이라는 병을 치료 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어서 유래되었다. 생약명은 대계(大薊)라 하며 플라보나이드 성분이 체내 알콜을 분해해서 배출하고, 고혈압, 혈액순환, 피부질환개선, 지혈 등 효능이 있다고 한다. 

엉겅퀴의 만개 직전의 모습
엉겅퀴의 만개 직전의 모습

 

엉겅퀴는 스코틀랜드의 국화(國花)이다. 적들이 밤에 침입 했는데 엉겅퀴 가시에 찔린 적들이 비명을 질러서 침입을 알아차려 막을 수 있었다. 엉겅퀴의 날카로운 가시가 나라를 구했기에 ‘나라를 구한 꽃'이라며 각별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꽃말은 ‘독립’ ‘고독한 사람’으로 스코틀랜드 독립과 연관이 있을 것 같고, 고독한 사람은 생김새로 접근하기 어려운데서 연유된다고 할까. 도도하고 가까이 오기를 거부하는 엉겅퀴는 고독한 꽃이다. 그러나 태양처럼 뜨겁게 피어나서 화사하고 당당하다. 만나면 부드럽고 다정함이 있다. 서로서로 어우라진 정겨운 자태로 고독한 마음을 위무하여 마음이 따스해지는 반가운 꽃이다. 남북이 서로의 가시를 세우고 있지만 만나서 이야기 하면 오해가 풀리고, 오해가 풀리면 정겨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같이 평화롭게 잘사는 방법은 저 찬란한 꽃 속에 있을 것이다.

7월은 전쟁의 포화가 멎은 달이고, 북녘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다. 대견스럽고 든든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리라. 마침 판문점에서 미국, 남북한 정상의 의미 있는 만남이 있었다. 진정한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  

<필자 약력>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한국야생화사회적협동조합 본부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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