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이 아닌 정권의 절대권력 완성을 위해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이것이 바로 이코노미스트지가 말한 ‘신독재’ 현상과도 부합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앞장서서 분노의 여론을 자극하고, 좌편향 언론과 극렬 세력의 돌팔매질이 시작되는 등 문재인 정권은 증오의 정치만을 반복해왔다”며 “독재는 스스로 독재임을 인지하지 못한다. 야당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했다.

최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이벤트이든, 문재인 대통령의 총선 이벤트이든 상관없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북핵 폐기는 시작도 안 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이 우리 국민을 겨냥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라 괜찮다’고 하고, ‘북핵 동결’이 미국에서 언급되는데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마디도 말 못 하는 ‘객’(客), 손님을 자처했다.‘사실상의 종전선언’을 규정한 문 대통령의 섣부른 발언은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힘을 실어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제가 지난 3월 제안했던 대북특사와 유사한 제안을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께서 하셨다. 북한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북한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한민국 국민의 목소리를 전할 기회가 된다면 적극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 주민도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진정한 평화일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에 먼저 수시 이산가족 상봉과 서신교환을 관철해달라”고 제안했다.

나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여야 4당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제가 어제 연설하면서 일하는 국회를 주문했고, 나 원내대표가 최소한의 대답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전혀 없는 것 같아 많이 섭섭하다. 이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긴 세월 국회 파행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유감”이라며 “불안과 공포를 논하기 전에 오만함에 대한 사과가 먼저였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당이 경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점”이라며 “오늘 강조한 발언들이 허공의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제1야당으로서 최소한의 책무와 책임을 갖고 일하는 국회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안 없는 과거로의 회귀 선언에 불과하다. 그저 시장의 자유, 기업주의 자유, 사학의 자유, 남북대결, 복지축소 등 양극화된 승자독식의 경제사회를 더더욱 악화시키는 퇴행적인 구호만을 외치고 있다. 1%의 최상위 기득권층 맞춤형 연설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은 정치혐오의 원인이 된 동물 국회를 방지하기 위해서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어진 제도이고, 한국당이 5당 간 합의를 버젓이 깨뜨린 데 따른 것”이라며 “정치 실종의 1차 책임자는 한국당”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피해의식과 망상으로 가득한 말 폭탄에 불과했다, 오늘 연설문은 한국당이 얼마나 답이 없고 쓸모없는 집단인지 여실히 드러내는 방증”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은 한국당의 몽니로 인해 마비된 국회의 수레바퀴를 제대로 돌리고자 했던 여야 4당의 고육지책이었는데 그를 막아선 자신들의 야만스러운 폭거를 아직도 의거인 양 포장하고 주장하는 것은 후안무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요즘 걸핏하면 독재라는 단어를 주워섬기는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