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주 걸스로봇 대표의 페이스북 글 일부 갈무리
이진주 걸스로봇 대표의 페이스북 글 일부 갈무리

 

[뉴스로드] 중앙일보 전직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양심고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직 기자는 이진주 걸스로봇 대표로  2008년 초 중앙일보 44기 공채기자로 입사했다.

이 대표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박 정권 출범 후 광우병 쇠고기 파동 당시 시위대 반대편에 서고,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와 용산 참사에 대한 기사가 의도적인 프레임에 따라 작성됐다"고 고백했다. 

이 대표는 중앙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2009년 4월 10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미국 유학 중 월세 3600달러의 고급주택에서 거주했다고 보도했다. 노건호씨가 방과 화장실이 각각 3개인 고급주택단지 2층집에서 생활했으며 집값은 약 110만 달러(약 15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건호씨가 폴크스바겐 투아렉과 현대자동차 그랜저TG 두 대를 보유한 사실도 전했다. 학생 신분의 건호씨가 감당하기엔 지나치게 호화로운 유학생활이라는 비판적 보도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데스크로부터 노건호씨를 취재하라는 메일을 받고 미국에서 30명을 취재했다며 “그 집이 그다지 비싼 집이 아니고 자동차가 그렇게 비싼 차가 아니며 그 골프장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란 건 저도 알고 데스크도 모두 알았지만 어찌됐든 기사가 그렇게 나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그 죄를 부인할 마음이 없다. 나는 역사의 죄인이며 평생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또 용산 참사 당시 정부가 유족에게 위로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단독 기사를 쓴 경위도 설명했다. 당시 작성한 기사에서 이 대표는 용산구청과 경찰이 세입자 가족에게 2억2000만원의 위로금을 제안하고 유족 측이 이를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유족은 해당 보도가 거짓이며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보도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당시 보도 배경을 설명하며 “지면 판형을 바꾸고 특종 한 방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데스크를 인간적으로 좋아했는데 그가 기죽어 있는 게 싫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러나 해당 보도가 허위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사과할 때를 놓쳤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정보를 한 형사로부터 받았다면서 “저는 사람의 목숨값을 돈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그게 어느 쪽에서 어떤 목적으로 생산된 정보인지를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 그때 저는 사람의 마음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이 대표의 페이스북 고백은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용기 있는 고백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게시판에도 이 대표의 글과 관련한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7일 올린 글에서 ’이진주 전 중앙일보 기자가 거짓기사를 쓰도록 조정한 사람들을 수사해달라. 아직도 많은 사람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고통받고 있고 용산 유가족의 경우 허위 기사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조속히 수사해 허위기사 작성자들을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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