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모양 흰진범
오리모양 흰진범

 

옹기종기, 오리들이 가을호수를 유영하고 있다. 조잘조잘, 오리무리들이 가을호수로 날아가고 있다. 뒤뚱뒤뚱, 오리가족들이 가을초원을 거닐고 있다. 가을빛에 안기어 노니는 오리들에게 가을빛이 투영되어 빛나고 있다.

가을바람 따라 가을하늘을 오리가족의 향연이 열리고 있다. 하얀색의 꽃무리가 나무 그늘아래서 옹기종기 나래를 펼치고 있는 풍경이 정겹다.

오리를 닮은 꽃 ‘흰진범’이다. ‘진범’은 보라색인데 꽃이 하얀색이라서 흰진범 이라고 한다. 미나리아재비과로 우리나라 특산식물이고, 투구꽃들과 비슷한 독초이다. 원래 이름은 뿌리가 그물처럼 서로 얽혀 있다고 하여 ‘진교(秦艽)’였다. 꽃이 봉황을 닮았다고 진봉(秦芃)이 라고 했다가 봉(芃)을 범(凡)자로 오인하여 ‘진범’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 내 이름을 누가 바꾸었소.” “아무리 찾아봐도 모르겠네요.”
“잘못 표기한 사람이 누구인지 진범을 잡아주시오.”

“정확한 진위는 모릅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진범으로 등재
 되어 있으니 진정 하시고, 진범으로 살아가세요~.”

 

진교에서 진범으로 바꾸어진 사연을 알아주고, 예뻐해 주자. 조잘거리는 앙증스런 자태와 황백의 색채가 ‘미운오리새끼’같기도 하지만 “오리 날다, 멋지게 날아 보거라” 미운오리 새끼는 우아한 백조로 변신하였으니 멋진 반전이 아닌가. 화려하게 바꾸어진 자태이다. 학명은 Aconitum longecassidatum Nakai이다. 여기에도 명명자가일본인 나까이다. 야생화를 보면 볼수록, 깊이 알수록 안타깝고 서글퍼진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초장이 거의 1m까지 자라며 줄기가 비스듬히 올라가다가 덩굴이 된다. 잎은 손바닥 모양이로 3∼7갈래로 갈라지고 톱니가 있다. 꽃은 8∼9월에 노란색의 흰색으로 피어난다. 꽃받침은 5장인데 꽃잎처럼 생겼고, 2장의 꽃잎은 뒤쪽 꽃받침 속으로 들어가 꿀샘이 된다. 생약명인 진교(秦艽)는 뿌리를 말하며 맹독성이다. 알카로이드 성분이 중추 신경을 진정시키고, 혈관을 넓혀 주어 혈압을 강하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열을 내리거나 통증을 없애 주고, 관절염이나 팔다리 마비 등에 사용하는데 반드시 전문 한의사 처방에 의해서 복용하여야 한다. 

흰진범
흰진범

 

꽃말이 ‘용사의 모자’ 이다. 연약한 오리만 연상 하시다가 용감무쌍한 용사의 모자라고 하니 새로운 반전이다. 모든 것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나 보다. 그렇다. 용감한 용사의 모습이다. 모자가 위엄 있고 근엄하다. 위엄 있는 풍채에 적들이 재빨리 달아가겠다. DMZ를 지키는 용감한 용사들 덕분에 우리는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용사가 있어 든든하고 안심이다.

동물나라에서 왕(王)을 추대키로 했다. 육지의 왕인 사자와 바다의 왕인 상어와 하늘의 왕인 독수리가 자신들의 능력을 모두 합친 강한 동물을 진정한 동물의 왕으로 뽑아야 한다고 했다. 사자는 하늘을 날 수가 없고, 상어는 육지로 오지 못하며 독수리는 헤엄 칠 수가 없으니 난감 했다. 고민하다가 이 모든 것을 두루 갖춘 동물을 찾았는데 바로 오리였다. 왕(王)으로 추대되어 ‘오리왕’이 되었는데 왕으로서 위엄을 갖추고 왕국을 잘 운영했을까.

오리왕은 신하동물들이 드세어서 힘들고 왕국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오리는 팔방미인이다. 자녀들을 약한 팔방미인을 만들지 말고, 장점을 키우는 강한 자를 만들라는 교훈을 준다. 오리를 우아한 백조가 되도록 하자. 
 

<필자 약력>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한국야생화사회적협동조합 본부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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