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사랑보다 받은 사랑이
주는 사랑보다 받은 사랑이
  • 김용국(시인)
  • 승인 2019.09.20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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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신자, 해바라기, water color on paper, 51x36cm
양신자, 해바라기, water color on paper, 51x36cm

 

 

해를 닮다가 해바라기는 
닮으라 닮으라 하는 해를 피해
고개를 숙이고 맙니다.

밀물은 준다고 준다고 
뭍에게 수없이 다가오지만
밀물에 깎여 뭍은 힘없이 무너집니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내가
당신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어렵다고 
나는 다시 다시 말하지만,

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이
더 깊은 상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사랑을 받는 일이
사랑을 하는 일보다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통념적으로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어렵다고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받는 것이 주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동의나 승인을 받지 않고 주는 것은 받는 사람의 자존감을 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준다고 하지만 정작 받는 사람에게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니 주는 사람은 끊임없이 준다고 하지만 받는 사람은 받지 않은 것보다 못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아보지도 않고 주는 것은 받는 사람을 위해서 주는 것이 아니라 주는 사람을 위해서 주는 것이 됩니다. 이런 사람들의 공치사를 경계하기 위해서 성경에는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마6:3)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줌으로 준 것을 바라지 않아야 하고, 받음으로 자존감이 훼손되면 안 되겠지요. 그리고 받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안 되겠지요. 세상 어디에도 ‘공짜 점심’은 없기 때문입니다. 준 사람에게는 섭섭함이, 받는 사람에게는 부끄러움이 되면 이것은 주되 안 준 것만 못하고, 받되 안 받은 것만 못합니다. 

꽃과 나비, 동물과 식물, 구름과 바람 등 자연 현상에서는 주기만 하는 것도 없고 받기만 하는 것도 없습니다. 서로 주고받음으로 아름다운 순환을 이루고 상생합니다. 그러니 주고받는 것은 자연 속에서는 극히 '자연스런 일'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주고받음이 ‘자연의 질서’처럼 자연스러움이 될 때 우리들의 삶과 사회는 좀 더 따뜻해지고 건강해지겠지요.

주기만 하는 사람, 받기만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주는 사람도 언젠가는 받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 주는 일이 자신의 공명功名이나 과시가 되거나 받는 사람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이 돼서는 안 되겠지요. 조건이 없이 줄 때 언젠가는 조건이 없이 받을 수 있겠지요. 주고받는 일이 받는 일이 좀 더 쉬워지겠지요.

어떨 때는 ‘사랑을 받는 일이 / 사랑을 하는 일보다 /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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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2019-09-20 18:26:51
저, 어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