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훈(왼쪽)이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CCL에서 열린 '작가를 만나다' 행사에서 '디지털 시대, 연필로 쓰기'라는 주제로 강연 중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작가 김훈(왼쪽)이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CCL에서 열린 '작가를 만나다' 행사에서 '디지털 시대, 연필로 쓰기'라는 주제로 강연 중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우리 시대는 자신의 당파성을 정의나 진리라고 말해 소통이 점점 어려워지고 인간의 단절이 되고 있습니다.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고 사실을 의견처럼 말하며 ‘말하기가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권력은 ‘여론조사 결과’ 입니다. 그 결과가 정의·진리가 돼버렸습니다. 이것은 정말 무지몽매한 세상으로 가는 시작입니다.”

'칼의 노래' 작가 김훈 씨가 고려대 강연에서 지적한 말이다. 

김씨는 19일 고려대 학생 등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시대, 연필로 쓰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씨는 “우리 시대에 가장 썩어빠진 것이 언어라고 생각한다. 말이 타락의 끝까지 갔다. 말을 할 때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고 사실을 의견처럼 말하니까 언어는 인간 소통에 기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는 까닭은 그 인간의 생각이 당파성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당파성을 정의라고 말하고 진리라고 말한다”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우리 시대 최고의 권력은 여론조사 결과다. 그 결과가 정의의고 진리가 되어 버렸다. 이는 무지몽매한 세상으로 가는 시작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의견과 다른 것인데 그런 것이 정의의 탈을 쓰고 있는 것이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글을 쓸 때 내가 검증할 수 없고, 내 생애로 확인할 수 없는 단어를 절대 쓰면 안되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글을 많이 썼지만 ‘사랑’, ‘희망’, ‘꿈’, ‘미래’와 같은 단어를 한 번도 써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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