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리.
마타리.

 

[뉴스로드] 황금우산 꽃송이가 산들바람에 흔들흔들 춤추며 가을을 부여잡는다. 많은 태풍이 지나갔지만 풍요로운 수확이 기다려진다. 가을에는 바라는 것이 많아서 풍요로워진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가 마냥 좋다. 선선한 바람이 안기어온다. 바람결을 따라서 가다가 황금빛 꽃송이를 만났다.

길고 가녀린 줄기에 황금우산을 감내하기 힘들어 쓰러진 모습이 애처롭고 애잔하다. 꽃송이 마다 그렁그렁 진주 같은 이슬에 투영된 미인의 모습이 아른 거린다. 황금빛 꽃무리가 가을빛에 하늘거리는 야생화는 마타리과의 ‘마타리’였다.

외국이름 같지만 순 우리말로 미역취, 가양취라고도 한다. 꽃대가 길어서 ‘말다리’ 라고 하였는데 변하여 이렇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막타리’의 막은 거칠다 이고, 타리는 근생엽의 갈기를 의미한다고 한다. 막타리는 알짜배기의 갈기를 말하는 알타리와 비교되어 민초들의 거친 반찬 이였다는 설도 있다.

또 다른 문헌에는 설거지하고 더러워진 물을 마타리물 이라고 하는데 뿌리에서 된장 썩은 냄새가 난다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패장(敗醬)’이라고 한다. 뿌리에서 나는 썩은 냄새는 특성이다. 냄새가 고약하니 초식동물들과 사람들이 함부로 굴취하여 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게 살아가는 방법이고 생존전략 이였을 것이다.

마타리.
마타리.

 

꽃을 찬찬히 살펴본  필자 생각은 가을바람 느끼려고 ‘말 타리’ 가 변하여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차장 가에 스치는 꽃송이가 저렇게 멋진데 말을 타고 보면 더 멋지고 바람결에 춤추는 자태는 형언하기 어려운 환상적인 매력일 것이다.

학명은 Patrinia scabiosaefolia Fisch.ex Trevir.이다. 종소명 스카비오시폴리아(scabiosaefolia)는 ‘scabiosae’는 울퉁불퉁하다 이고, ‘folia’는 잎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름에서 가을로 이어주는 야생화이다.

꽃은 산방꽃차례(繖房花序)로 바깥쪽 꽃의 꽃자루는 길고 안쪽 꽃은 꽃자루가 짧아서 위가 평평한 모양이 되는 꽃차례이다. 요즘은 편평꽃차례, 고른꽃차례로 쉽게 풀어서 쓰기도 한다. 노란색의 작은 꽃들이 모여서 역삼각형으로 보인다. 황순원의 소나기 소설에 양산 같은 노란색 꽃으로 나온다. 세계3대 커피 중 하나인 ‘모카 마타리’ 커피는 예멘에서 생산 되는 유기농 커피의 대명사이며 커피의 여왕이라고 한다. 과일향의 묵직한 바디감을 가진 모카 마타리는 고흐가 좋아했던 커피로 유명하다.  

마타리.
마타리.

 

꽃말이 ‘미인’ ‘무한한 사랑’으로 예쁘다. 꽃이 미인처럼 예쁘다는 것은 아는 것이고 사랑을 잴 수 없는 무한한 사랑이라. 의미가 있다. 사랑을 느끼고 미인을 제대로 보시려거든 천천히 걸어가시면서 음미하시라. 스쳐가는 꽃송이를 만져보고, 가슴에 담아서 영원히 간직하시라. 황금빛 찬란한 미인이 무한한 사랑을 안겨줄 것이다. 무한한 사랑은 순수하고 소박한 민초들의 행복을 안겨줄 것이다.

대한민국이 몇 년 전에는 말(馬) 때문에 야단법석이더니 이제는 말(語) 때문에 시끄럽고 요란하다. 혼란스럽고 복잡하다. 어느 것이 적폐이고 어느 것이 개혁인지 알 수가 없다. 어지럽다. 대한민국이 분열과 갈등으로 찢기어 졌다. 가슴이 아리고 슬프다. 이제는 황금빛 우산 꽃송이로 이 모든 것을 막아내고, 민초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염원해 본다. 민초들의 삶이 윤택하고 웃음꽃 피어난 행복을 위해서 마타리꽃이 하늘거린다. 

<필자 약력>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한국야생화사회적협동조합 본부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