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야생화] '어머니의 사랑' 구절초
[DMZ야생화] '어머니의 사랑' 구절초
  • 정연권
  • 승인 2019.11.01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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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구절초.

 

국화의 계절이다. 우아하고 수려한 국화는 낮의 길이가 짧아져야 꽃이 피는 단일 식물로 가을의 서정을 대변하고 있다. 볼륨 있고 다양한 색채로 육종된 국화도 좋지만 산야에 피는 꽃들을 보고 싶다. 사람의 욕심이 깃들지 않는 꽃을 만지고 싶다.

소박한 어머니와 순수한 소녀 같이 가꾸지 않은 친근한 꽃이 그리워진다. 소슬한 바람결을 따라서 청초하고 소박한 하얀색 꽃무리를 만났다. 단아하고 가냘픈 꽃송이는 청아한 맑은 향기를 토하며 순정한 아름다운 자태로 가을빛을 가득안고 있었다.

아무 꾸밈이 없는 깨끗한 꽃이다. 하얀 꽃은 단아하고 소박한 어머니 자태처럼 고결하였다. 첨가 되거나 혼용되지 않는 맑고 은은한 향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친숙하고 정겹다. 세상사에 찌든 몸이 가벼워진다. 온갖 생각으로 혼재된 영혼까지도 맑아져 자유로운 영혼이 되는 것 같다. 꽃을 보면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어머니와 같은 꽃은 ‘구절초’였다.

구절초.
구절초.

 

국화과의 다년생초본으로 구절초, 포천구절초, 산구절초 등 9종이 국가식물표준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꽃은 머리모양 꽃차례로 4~6cm정도의 하얀색 꽃이다. 꽃잎 한 장 한 장이 원을 그리면서 둥근 별모양이다. 별꽃이 한 송이 두 송이 모여서 꽃무리가 된다.

구절초 잎은 계란 모양으로 윗부분 가장자리는 날개처럼 갈라진다. 산구절초는 잎이 가늘게 갈라지는 특징이 있고, 하얀색의 구절초와 낙동구절초 같이 분홍색도 있다. 특히 통일이 되면 만날 수 있는 진분홍색의 ‘서홍구절초’가 기대된다.

분단의 아픔을 가진 DMZ에는 대부분 ‘산구절초’가 서식하고 있다. 구절초란 이름은 세 가지 설이 있다. 먼저, 음력 구월구일 꽃과 줄기를 잘라 부인병 치료와 예방을 한다는 구절초(九折草)이다. 둘째, 단오에 줄기가 다섯 마디 되고 음력 구월구일에는 아홉 마디가 된대서 구절초(九節草)다. 셋째, 줄기에 아홉 마디 모서리가 있어 구절초(九節草)라고 한다.

또한 선모초(仙母草) 라고도 한다. 하얀 꽃이 신선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어머니들에게 좋은 약초이고, 신선이 어머니에게 주는 약초이기도 하다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생약명은 구절초(九折草)로 꽃 이름과 같다. 여성의 자궁이 허약하고 차서 생기는 부인병, 불임증 치료와 해열, 감기, 고혈압, 소화불량 등에 효능이 있어 민간약으로 사용한다.

구절초 군락.
구절초 군락.

 

꽃말은 ‘고상함’ ‘어머니의 사랑’이다. 구절초의 맑은 고상함으로 언제나 어머니의 자애로움과 사랑이 가득하여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세상 모든 변한다. 변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 그것은 어머니의 사랑이고 희생이며 정성이 아니겠는가.

땀에 찌든 무명옷에 수건을 두르며 종종걸음으로 사셨던 어머니의 모습이 꽃송이에 아른거린다. 일 년 365일을 편히 쉬어 보는 것을 보지 못했다. 명절에는 더 바쁘고, 농사철에는 초인적인 힘으로 일하셨다. 자식들이 아프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돌보아 주셨다. 약 한 첩 제대로 쓸 수 없는 빈궁함을 원망 하시며 눈물로 간호 하셨다. 어머니는 글을 몰랐지만 위대한 철학자요. 과학자요. 사상가이면서 고상한 시인 이였다.

구절초는 날개가 없어 하늘의 별이 못되고 땅위에 둥근 별꽃이 되었다. DMZ를 지키는 장병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찬란한 별꽃으로 승화한 것이다. 만추로 가는 어귀에서 구절초를 보니 어머니가 간절하게 생각나고 헌신적인 사랑이 그리워진다.  

<필자 약력>

30여년간 야생화 생태와 예술산업화를 연구 개발한 야생화 전문가이다. 야생화 향수 개발로 신지식인, 야생화분야 행정의 달인 칭호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퇴직 후 한국야생화사회적협동조합 본부장으로 야생화에 대한 기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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