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새벽
  • 김용국(시인)
  • 승인 2019.11.08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미자. 나무. 44×44 Cm. 조합토+테라시즐레타. 2015
홍미자. 나무. 44×44 Cm. 조합토+테라시즐레타. 2015

 

새벽―
감잎차 같은
당신의 입 냄새.

창 열면,

상현上弦 같은
까치밥

문득
오는 싸락눈.

창 닫으면,

찻茶물 내리는 소리 같은
당신의 숨결.

 

사랑하는 당신과 먼 여행을 떠났을 때, 객사客舍에서 함께한 당신은 아직 잠들어있고 나는 무슨 까닭인지 첫새벽 홀로 일어납니다. 당신의 냄새가 방안 가득합니다.

창을 열면 어제보다 조금 줄어든 하현달 같은 까치밥이 매달려 있고 싸락눈이 싸각, 낯선 풍경 위을 한 번 흩뿌리고 지나갑니다. 차갑고 싱싱한 바람이 창의 커튼을 가볍게 흔듭니다. 당신이 추울까봐 얼른 창을 닫습니다.

무슨 꿈을 꾸는지 당신의 얼굴이며 몸자세는 평화롭습니다. 따뜻한 당신 속으로 나도 들어가고 싶어집니다. 

‘찻茶물 내리는 소리 같은 / 당신의 숨결.’이 차향처럼 퍼져나갑니다.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