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샵 전경.
서울시 상도동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샵 지구' 전경.

[뉴스로드] 2015년 여름, 한 바다거북이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대로 숨을 못 쉬는 바다거북이를 위해 코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내용이었다. 깊게 박힌 이물질은 쉽게 뽑히지 않았다. 뽑는 내내 고통스러워 몸부림치는 바다거북이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고, 마침내 정체를 드러낸 이물질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바다거북이 코에 깊게 박힌 것은 길쭉한 플라스틱 빨대였다. 

이 영상은 일회용품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대표적인 예가 카페의 플라스틱 사용 안하기 운동이다. 실제로 일회용품이 많이 사용되는 카페들은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실내 고객에게 머그컵을 제공했다.

여기서 나아가 좀더 특별하게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곳이 있다. 바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샵 지구’와 카페 ‘얼스어스(Earth us)’, ‘보틀팩토리’다. 이 곳은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위해 의미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 <뉴스로드>는 이 세 곳을 직접 찾아갔다. 

제로웨이스트샵 지구는 서울시 상도동에 위치한다. 제로웨이스트샵 지구.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아기자기하게 진열된 제품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나하나 자세히 보니 아이디어 상품들이 상당하다. 

'제로웨이스트샵 지구'에서 판매하는 다회용 화장솜과 냅킨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화장솜을 대신하는 빨아 쓰는 화장솜부터 손수건보다 작은 크기의 천 냅킨 그리고 일회용 그릇의 대체품은 생분해 그릇까지. 환경을 위해 고민한 흔적이 돋보이는 제품들이다. 매장 한 켠에는 친환경 주방용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싱크대도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천연수세미 등을 실제로 사용해 성능을 확인해볼 수 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주방용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제로웨이스트 지구샵은 이전에 카페를 병행했으나 현재는 친환경 제품 판매에만 집중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카페를 운영하면서 사용했던 예쁜 그릇들은 버려지지 않고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고자 재판매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샵 지구는 또 하나, 의미 있는 도전을 병행하고 있다. 지역과 상생하며 환경보호를 알리는 아카데미와 포럼을 비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이다. 함께모여 책과 다큐멘터리를 보며 환경보호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눈다. 환경 보호에 관한 다양한 정보는 제로웨이스트 지구샵의 인스타그램 (@zerowaste_jigu)에서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연남동에 위치한 카페 '얼스어스(Earth us)'
연남동에 위치한 카페 '얼스어스(Earth us)'

연남동에 위치한 얼스어스(Earth us)는 케이크 맛집으로 소문난 카페다. 메뉴를 주문할때까지도 ‘과연 어떻게 환경을 보호하고 있는거지?’라는 의문이 들 만큼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게 느껴진다. 하지만 잠시 머물다보면 카페의 특이한 점을 바로 찾을 수 있다. 

카페 얼스어스는 일회용 휴지대신 다회용 손수건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한 손수건은 바구니에 모아 깨끗하게 세탁 후 다시 사용한다.
카페 얼스어스는 일회용 휴지대신 다회용 손수건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한 손수건은 바구니에 모아 깨끗하게 세탁 후 다시 사용한다.

휴지를 찾는 손님에게 다회용 손수건을 권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 깨끗한 손수건들이 큰 그릇에 놓여 사용되길 다리고 있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커피를 테이크 아웃으로 주문하는 손님들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모습니다. 얼스어스에는 일회용 잔이 없다. 때문에 손님에게 텀블러가 없으면 테이크아웃이 불가하다고 안내하는 장면도 여러 번 목격할 수 있다. 

카페 얼스어스는 일회용품이 없는 카페이다. 플라스틱 일회용 컵과 빨대를 어디서도 발견할 수 없다. 케이크와 커피를 맛보러 오는 손님들은 덩달아 환경을 지킬 수 있는 곳이다.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카페 보틀팩토리 전경과 입구에 위치한 텀블러 반납 우체통.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카페 보틀팩토리 전경과 입구에 위치한 텀블러 반납 우체통.

세 번째로 방문한 카페는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보틀팩토리다. 보틀팩토리는 입구부터 신기한 우체통이 눈에 띈다. 바로 텀블러 우체통이다. 빼곡히 진열된 텀블러들이 반납될 때 사용되는 우체통이다. 

카페 안에 들어서면 테이크아웃을 기다리는 텀블러들이 한가득 벽면 진열대에 놓여있다. 보틀팩토리도 일회용품이 없는 카페이다. 테이크아웃 주문 시 음료를 텀블러에 담아주는 색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대여해준 텀블러는 매장 앞 우체통에 반납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페 보틀팩토리는 테이크아웃 음료 주문시 일회용잔 대신 텀블러를 대여해 제공하고 있다. 

‘과연 가능할까?’ 싶을 만큼 톡톡 튀는 발상이지만 보틀팩토리의 도전은 성공해 벌써 3년 째 이어지고 있다. 

벽면 곳곳에 붙어있는 시 중 하나. 유경근 시인의 작품 '무제'.
벽면 곳곳에 붙어있는 시 중 하나. 유경근 시인의 작품 '무제'.

보틀팩토리에는 또 하나의 특별함이 있다. 바로 ‘시’이다. 매장 곳곳에는 손글씨로 한 자 한 자 쓴 시들이 붙어있다. 각자 한자리씩 차지한 시들은 환경 보호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누구든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텀블러들 아래에 있는 친환경세제들이 가장 큰 예다. 세제를 판매할 때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바구니에 담긴 재활용 유리병을 골라 자유롭게 세제를 담아 구매하면 된다.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숱한 일회용품이 있다. 이를 거부하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샵 지구’와 카페 ‘얼스어스(Earth us)’, ‘보틀팩토리’. 기자가 방문한 이 세 곳은 지구를 살리려는 아름다운 마음이 숨쉬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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