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 기자 겸 작가 에노 렌제. 사진=에노 렌제 페이스북
독일 출신 기자 겸 작가 에노 렌제. 사진=에노 렌제 페이스북

[뉴스로드] 홍콩 경찰이 시위에 참가한 시민을 상대로 실탄을 발포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폭력적인 진압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홍콩 시민뿐만 아니라 외신기자들까지 경찰의 폭력에 노출되면서, 일부 기자들은 위험을 피해 홍콩을 탈출하고 있다.

독일 출신의 기자 겸 작가 에노 렌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의 위협으로 인해 홍콩을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렌제는 “나는 홍콩을 떠났다. 여러 차례 최루가스에 노출되고 총기의 위협을 받았다”며 “경찰은 내게 즉시 보도를 멈추고 홍콩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렌제는 이어 "홍콩 경찰이 신호등을 부수고 자신을 붙잡아 심문하기도 했다"며, “홍콩의 상황은 심각하며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렌제는 홍콩을 떠나기 전인 지난 10일 트위터를 통해 “나는 ISIS(이슬람국가) 전선에서도 일했었지만, 홍콩 경찰이 더 두렵다. 그들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홍콩 경찰의 폭력성을 테러집단과 비교한 바 있다. 

에노 렌제는 지난 10일 트위터를 통해 홍콩 경찰이 ISIS보다 두렵다고 말했다. 사진=에노 렌제 트위터
에노 렌제는 지난 10일 트위터를 통해 홍콩 경찰이 ISIS(이슬람국가)보다 두렵다고 말했다. 사진=에노 렌제 트위터

홍콩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 방식의 심각성은 이미 다수의 외신기자들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 영국 출신의 프리랜서 기자 토미 워커는 지난달 5일 뉴질랜드 매체 뉴스닷컴을 통해 홍콩 경찰이 쏜 고무총탄에 피격당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워커는 시위 현장 취재 중 복부와 이마에 고무총탄을 맞아 쓰러졌으나, 시위대의 도움을 받아 겨우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워커는 당시 홍콩 상황에 대해 “도시의 모습을 한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워커와 마찬가지로 당시 현장을 취재 중이던 인도네시아 기자 베비 인다 또한 경찰이 발포한 고무총탄에 오른쪽 눈을 맞아 영구 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무차별적인 경찰 폭력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다수의 외신기자들이 홍콩 경찰의 폭력성을 고발하면서 홍콩 및 중국 정부의 명분이 약화되고 있는 데다, 시위대의 저항 수위 또한 경찰폭력에 비례해 높아지고 있기 때문. 중국 정부가 홍콩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군 투입 등 더욱 극단적인 폭력을 택할지, 진압 수위를 낮추며 한발 물러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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