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브릿지가 개발 중인 게임 '웬즈데이' 펀딩 상황. 사진=비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겜브릿지가 개발 중인 게임 '웬즈데이' 펀딩 상황. 사진=비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뉴스로드] 국내 최초로 일본군 성범죄 문제를 다룬 게임 ‘웬즈데이’의 개발사 ‘겜브릿지’에 많은 게이머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겜브릿지는 지난 1일 비플러스에서 신작 ‘웬즈데이’ 개발비용 모금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오픈했다. 5000만원을 목표로 시작된 펀딩은 오픈 후 6일이 지난 7일까지 불과 20%의 달성률을 보였으나, 이후 언론 및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13일 현재 목표금액의 85.2%(4262만원)까지 달성한 상태다. 펀딩은 오는 15일 마감된다.

‘웬즈데이’는 일본군 성범죄 피해자 ‘순이’ 할머니가 1994년 인도네시아 일본군 수용소로 돌아가, 끔찍한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동료들을 구출하는 내용의 3D 스토리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이머들은 직접 ‘순이’가 되어 일본군이 저지른 전쟁범죄를 파헤치고, 알아낸 정보를 이용해 동료들을 수용소에서 탈출시켜야 한다. 

게임 제목인 ‘웬즈데이’ 또한 일본군 성범죄 피해자들이 지난 1992년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열고 있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가져왔다. 게임 속 ‘순이’의 대사인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친구들을 구하고 싶어”도 올해 초 향년 93세로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어록에서 가져온 것이다. 

여전히 피해자가 생존해있는 역사적 문제인 만큼 게임이라는 가벼운 플랫폼을 통해 다루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겜브릿지는 이러한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정의기억연대를 비롯한 관련 단체 및 해외 참고문헌을 통해 철저한 고증을 진행하는 등 신중을 기했다. 

'웬즈데이' 게임 화면. 자료=겜브릿지 유튜브 채널
'웬즈데이' 게임 화면. 자료=겜브릿지 유튜브 채널

겜브릿지는 게임이라는 플랫폼이 가진 장점을 활용해 일본군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겜브릿지 측은 “게임은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미술·영화·소설 등과 달리 직접 메시지를 ‘체험’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이런 관점에서 게임은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더 나아가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매체”라며 위안부 문제를 게임이라는 플랫폼으로 다루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 겜브릿지는 지난 2017년 네팔 대지진 생존자의 증언을 토대로, 게이머가 직접 재해 생존자 ‘아샤’가 되어 사라진 남편을 찾고 재난에서 마을을 복구하는 내용의 ‘애프터 데이즈’를 출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겜브릿지 도민석 CEO는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로 영화나 소설은 많이 만들어졌지만, 게임 분야에서는 (우리가) 첫 시도다”라며 “첫 시도가 결실을 잘 맺어야 이 주제로 게임을 만들 다른 분들이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웬즈데이를 성공사례로 만들기 위해 추가 개발자금을 모집하게 됐다”고 펀딩 취지를 설명했따. 

웬즈데이 프로젝트 디렉터 김선민 개발자 또한 “2차대전 당시 독일군과 일본군이 같이 참상을 저질렀는데, 독일군이나 유대인 학살과 관련된 콘텐츠는 굉장히 많다”며 “이 일(일본군 전쟁범죄)을 콘텐츠로 만드는 것 자체에 우리 세대가 거부감을 느끼고 감추려고 하면 안된다. 오히려 이런 끔찍하고 아픈 역사일수록 드러내고, 더 우리 삶 속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개발 취지를 밝혔다. 

위안부 피해자를 주인공으로 한 게임 개발 소식에 게이머들의 응원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비플러스 펀딩 사이트에는 “월급을 받아서 바로 펀딩에 참여하고 싶은데, 펀딩 기한을 늘려달라”, “웬즈데이가 세상에 빛을 볼 수 있도록 꼭 펀딩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등 펀딩 성공을 기원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편 겜브릿지는 ‘웬즈데이의’ 내년 상반기 스팀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 진척도는 약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겜브릿지는 향후 펀딩 참가자들에게 ‘웬즈데이’ 플레이가 가능한 스팀 게임 키를 제공하는 한편, 투자금 50만원당 고 김순악 할머니의 작품 ‘바램’을 모티브로 제작된 스마트톡 1개를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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