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단풍
  • 김용국(시인)
  • 승인 2019.11.15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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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권, 송어리의 가을
전영권, 송어리의 가을

 

불 같은 것들이
이 산 저 산
뛰어다니는데,

걷잡을 수 없게 
온 산을 태우는데,

조금 있으면 
내 가슴께로도 
뜨겁게, 뜨겁게
옮겨올 터인데,

소방차를 불러야 할까요.
구급차를 불러야 할까요. 
아님 
당신을 불러야 할까요.

 

산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입니다. 너무 붉게 물들어 '산불'이 난 것 같습니다. 너도 나도 단풍구경을 떠나는 것을 보면 그 '산불'이 우리의 마음에게도 옮아붙은 게 확실합니다.

그러나 이리저리 요란하게 다니며 단풍을 즐긴다고 해도 '산불' 같은 '뜨거운 마음'은 쉬 진정되지 않습니다. 이 '마음의 뜨거움'은 '소방차'로 식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구급차'로 치료될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며칠 전에 이 '단풍'이라는 시를 보고 한 지인은 '나를 불러주실래요'라는 답신을 보내왔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누군가를 부를 때 그 부름에 정답게 응대하는 사람만이 그 '뜨거움'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소방차를 불러야 할까요. / 구급차를 불러야 할까요. / 아님 / 당신을 불러야 할까요.' 여러분들에게는 부르면 달려올 그 ‘당신’이 있는가요.

김용국(金龍國) 시인 약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30년 넘게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타악기풍으로』, 『생각의 나라』, 『다시 나를 과녁으로 삼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당신의 맨발』 등이 있으며 동인지 『비동인 (非同人)』으로 활동했다. 월간 『베스트셀러』에서 제정한 제1회 베스트셀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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