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단식 투쟁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 사무처 직원에게 단식 현장에 교대로 밤샘 근무를 하라고 지시해 ‘의전 단식’ ‘보초 단식’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1이  21일 공개한 '단식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에는 황 대표가 단식을 선언한 20일부터 28일까지 9일간 주간·야간으로 당직자를 각각 4명씩 배정했다.

배정표에 따르면 일직은 오전 8시부터 밤 8시까지, 밤샘 근무는 밤 8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다. 배정표 하단에는 '당대표님 지시사항임'이라고도 적혀 있다.
통상적으로 정치인의 단식할 경우, 나홀로 단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황 대표의 단식 방식은 달랐다. 나홀로 단식이 아닌 주변에 보초 근무를 서게 함으로써 혹시 모를 위해에 대비했다. 

보초 근무 뿐이 아니다. 근무자는 30분마다 황 대표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취침시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역할도 주어졌다. 특히 미 근무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조항이 들어 있어 지나친 조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일제히 황 대표를 비판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직자들을 황제 단식에 동원하고 있다고 하는데 갑질 단식"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폐를 끼치는 건 처음 본다. 국민에, 정치권과 자기 당에, 하위 당직자에게 폐 끼치는 단식을 뭐하러 하는가"라고 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30분마다 건강 체크, 소음 제어까지 신경 쓰는, 철통 보안 속 '의전 단식'에 단식의 진정성은 없고 '의전왕'의 행태만 있다. 단식을 빙자한 '의전 쇼'를 당장 멈춰라“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21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추운 겨울에 밥을 굶고 바깥에 앉아 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도 ”장수가 어떤 결단을 할 때는 명분이 있거나 실리가 있거나 둘 중 하나라도 있어야 하는데 황 대표의 단식은 두 가지 다 찾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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