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군인권센터 제공
자료=군인권센터 제공

 

[뉴스로드]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일부 남학생들이 여러개의 단톡방을 개설해 여생도들을 성희롱한 사건이 발생했다. 

군인권센터는 25일 ‘국군간호사관학교 성희롱 단톡방 사건 은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군에서 절대 소수인 여군들은 여전히 일상적인 성차별과 성폭력에 노출돼 있다. 동료 ․ 선배 여군을 상대로 저열한 성범죄를 저지른 남생도들을 학교가 묵인,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도들의 제보에 따르면 국간사 2, 3, 4학년 전체 남생도는 22명이다. △3학년(61기) 일부가 모여 있는 방 △2~3학년생도 일부가 모여 있는 방 △2~4학년 전체가 모여 있는 방 세 곳의 단톡방을 꾸리고 있다”며 “원래 단톡방은 남생도 생활구역에 대한 공지 등을 위해 생성되었으나, 이후 각종 여성혐오와 성희롱 ․ 욕설이 난무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분위기에 동조하지 않은 남생도들은 대화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2019년 10월, 남생도들 사이에서 여생도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과 여성혐오가 만연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생도들은 대화 내용 캡쳐와 고발문을 갖고 3학년 담당 훈육관 (송지연 소령)을 찾아가 신고했다”며 “그런데 신고를 받은 훈육관은 도리어 여생도들에게 ‘동기를 고발해서 단합성을 저해하려는 너희가 괘씸하다. 증거는 확보하고 말하는 거냐?’라고 다그쳤고, 이에 캡쳐를 제시하자 ‘보고싶지 않다’고 신고를 접수하기는커녕 생도들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여생도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직접 단톡방에 이름이 언급된 성희롱 피해 생도를 중심으로 규정에 따라 학내 자치위원회인 명예위원회에 해당 사건을 정식으로 신고했고, 그제서야 단톡방 성희롱 사건은 훈육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었다.

군인권센터는 “확보한 단톡방 캡쳐본 내 남생도들이 주고받은 욕설과 성희롱의 수위는 명예심과 도덕관념을 중시하는 사관생도가 나눈 대화라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며 “국간사 남생도 단톡방은 가히 혐오표현의 집합체이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이들은 상관에게도 "훈육관 이 X들은 저질러놓고..", "훈육관님 보리둥절 개꿀잼", "OO이는 허수아비 소령, 세워만 놓은 듯 XX도 아니고" 라는 등 모욕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군인권센터는 “훈육위원회에서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11명 중 최종 퇴교를 심의하는 단계인 교육위원회에 회부된 것은 3학년 남생도 3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퇴교는 단 1명에 그쳤고,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근신’처분만 내렸다. 하급 생도들에 대한 지도와 통솔의 책임이 있는 4학년 생도들은 오히려 3학년 생도들보다도 징계 정도가 더 약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이번 국간사 단톡방 성희롱 사건은 아직까지도 여군에 대한 우리 군의 인식 수준이 매우 낮은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환경 속에서 복무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있지 않음을 입증하고 있다”며 “국방부는 사관학교 내 성희롱, 성폭력 등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해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에서 관련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각 군 사관학교의 성범죄 관련 징계·형사처벌 절차에 대한 개선안을 수립, 권고하고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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