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점원이 주는 음료른 손님이 건네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점원이 주는 음료를 손님이 건네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지금도 설거지하느라 손이 발이 됐어요. 저번 매장내 일회용품 금지가 시작되면서 손님한테 일일이 설명해야 했고, 불편하다며 항의하는 소리도 계속 들었어요. 정부에서 정해도 모든 불편과 손님들 반응은 결국 현장에서 일하는 알바생 몫이에요.”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일하는 점원의 말이다. 2021년부터 일회용 종이컵 사용이 금지하는 정부 발표가 나오자 카페 점원과 점주라고 밝힌 네티즌들의 고충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커피전문점에서는 2018년 8월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가 시행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22일 발표된 환경부의 일회용품 관련 조치에 따라 2021년부터 일회용 종이컵 사용이 금지, 테이크아웃 시 추가요금 지불 등이 시행된다. 

해당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불호는 엇갈린다. "환경 보호를 위해 좋은 정책이다"는 의견이 다수이지만 "불편할 것 같다. 돈을 더  내라는 건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의견 외에 간과할 수 없는 목소리도 있다.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등 현장의 목소리다. <뉴스로드>는 카페 등에서 일하는 점원의 의견을 살펴봤다. 

커피 전문점에서 약 5년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아직도 하루에 몇 번이나 일회용품 때문에 컴플레인이 들어온다. 하나하나 잘 설명해드려도 손님들은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항의하신다. 새로운 정책이 벌써부터 스트레스다.”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카페 아르바이트가 좋아하는 일이라 직업으로도 삼으려고 했으나 포기했다. 규제 이후로 설거지는 엄청 많아졌는데 인건비 때문에 사람은 더 안 뽑고 있다. 손님이 계속 오실 때면 금세 설거지가 산더미로 쌓여있다. 손목도 허리도 너무 심하게 안 좋아져서 그만두려 한다. 식기세척기가 있었으면 하지만 꿈같은 이야기고 현실은 모두 손 설거지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점주들의 불만도 컸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매장에 있던 머그잔과 유리잔을 합치면 약 100개 정도가 있었다. 규제 이후 사용 빈도가 높아서 추가 주문했었다. 하지만 손님들이 다 깨트리고 훔치고 해서 지금은 절반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 계속 발주 넣는 일을 반복하다가 이제야 본사에서 트라이탄 소재 컵을 내놓기 시작했다. 컵 구매 비용 등 부담은 고스란히 점주들 몫이다”라고 털어놨다.

정부가 발표만하고 끝낼 게 아니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점주는 “예전부터 안에서 드시면 머그잔이나 유리잔에 드리는데, 조금만 먹고 갈 테니 일회용 컵에 달라고 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 안된다고 하면 실랑이가 벌어져 결국 손님도 점원도 모두 기분만 상한다. 안 그래도 동네 장사인데 이런 일이 더 심해질 걸 생각하니 답답하다. 차라리 공익광고나 홍보를 대대적으로 해서 정부도 같이 적극적으로 도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