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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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드] 현재 유통되는 지폐 중 가장 수명이 긴 것은 5만원권, 가장 짧은 것은 5천원권으로 밝혀졌다. 또한 현금 사용 빈도가 줄어들면서 지폐의 수명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에 따르면, 5만원권의 유통수명은 162개월로 추정된다. 그 뒤는 1만원권 127개월, 1천원권 53개월의 순이었으며, 5천원권은 49개월로 가장 짧았다. 

은행권 유통수명(lifetime)은 신권이 한국은행 창구에서 발행된 후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한국은행 창구로 환수될 때까지의 경과 기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용지 재질에 따라 수명이 결정되지만, 화폐사용습관이나 사용빈도에 따라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 

5만원권과 1만원권의 수명이 긴 것은 다른 권종보다 가치저장 수단으로 활용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 결과 개인이 보유한 예비용 현금의 79.4%가 5만원권이었으며 1만원권은 18.6%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권종을 예비용으로 보관한 경우는 겨우 2.0%에 불과했다.

반면, 보관용보다는 거래 목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1천원권과 5천원권은 고액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통수명이 짧았다. 실제 2017년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1만원 이하 물품 구매 시 현금을 이용하는 비중은 무려 76.7%였다. 

한편, 현금 사용 빈도가 줄어들면서 지폐의 유통수명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천원권은 1개월, 5천원권은 6개월, 1만원권은 6개월 유통수명이 증가했다. 이는 신용카드나 간편결제 등의 비현금 지급수단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 은행권의 유통수명은 긴 편이다. 미국·유로존·영국·호주·일본·스위스·멕시코 등 7개국 지폐와의 유통수명 비교에서 한국은 최저액면 3위, 중간액면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최고액면의 경우 영국(50파운드, 492개월), 호주(100달러, 330개월)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다른 나라에서 최고액면이 주로 가치저장 수단에 활용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5만원권이 상거래나 경조금, 용돈 등 개인간 거래에서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유통수명도 다소 짧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경우 1천엔권과 5천엔권, 1만엔권의 유통수명은 각각 18개월, 18개월, 54개월에 불과해 3종 모두에서 유통수명이 가장 짧았다. 신용카드나 간편결제보다 현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유통수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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