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6일 청와대 앞 농성장에 누워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6일 청와대 앞 농성장에 누워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투쟁에 나선지 7일째를 맞고 있다. 황 대표는 단식 5일을 넘기면서 건강 상태가 악화돼 혈압 수치가 정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정치인들이 단식을 할 때 동반되는 증상 중 하나다. 

정치인의 단식은 더 이상 선택지가 없을 때 단행하는 최후의 투쟁 수단이다. 따라서 허기 때문에 혹은 혈압에 이상이 생겼다고 단식을 중단하지는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김영삼 전 대통령다. 그는 1983년 신군부의 가택 연금 조치에 저항해 단식에 돌입했다. 자택에서 단식하던 그는 단식 8일째 병원으로 강제 이송됐으나 단식을 멈추지 않았다. 회유와 협박을 계속하던 전두환 정권은 결국 단식 23일만에 가택연금을 해제했다. 이후 신군부의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이 가열차게 전개됐고, 6.10 항쟁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0년 평민당 총재 시절 노태우정권의 내각제 시도에 맞서 단식을 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66세의 고령이었지만 13일간 단식을 계속했다. 그 결과 지자체 도입이라는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 

가장 오랜 기간 단식 투쟁한 정치인은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이다. 그는 2007년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해 27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다. 그 아래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26일간 단식을 했고, 천정배 의원은 25일간 단식을 했다. 문 대표와 천정배 의원이 단식을 한 이유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밀어붙였는데 결과적으로 이 협정은 국익에 부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으로 한국은 대미 수출에서 많은 성과를 낸 사실은 수치로 증명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무역협정을 다시 하자고 나선 것도 이 협정으로 한국은 이득을 본 반면 미국은 손실을 보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도 광화문에서 단식을 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의 곁에서 동조 단식을 했다.

작년 12월에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지난해 5월 드루킹특검을 수용하라며 단식을 벌였다. 김 의원은 단식 중 테러를 당했으며 건강이 악화돼 9일만에 중단했다. 

역대 정치인의 단식사(史)에 비춰볼 때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바야흐로 시작 단계로 볼 수 있다. 황 대표가 단식 투쟁 목적으로 내건 사항 중 지소미아 종료는 조건부 연기로 결정이 났다. 공수처 및 패스트트랙은 여야의 입장에 현격한 차이가 있어 단식 투쟁으로 해결될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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