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뉴스로드]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게시판이 개설된 후 처음으로 e스포츠 관련 청원의 참여 인원이 20만명을 돌파했다.

27일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소속 구단 ‘그리핀’이 소속 프로게이머 ‘카나비’(본명 서진혁, 19)와 맺은 불공정계약과 이를 폭로한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에 대한 부당 징계를 조사해달라는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 20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오후 4시 50분 현재 해당 청원의 참여인원은 20만1124명을 기록 중이다. 

그리핀과 모기업 스틸에잇은 서진혁군을 속여 중국 리그오브레전드 리그 소속 구단 징둥게이밍(JDG)에 임대하면서 거액의 이적료를 챙기고,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서군을 비롯해 소속 프로게이머들과 노예계약에 준하는 불공정계약을 맺은 혐의도 받고 있다.

실제 21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군이 그리핀과 맺은 계약서에는 연락 두절 시 구단은 선수에게 5000만원과 그간 지급한 돈을 전부 청구할 수 있으며, 선수가 30일 이상 입원하거나 기량이 저하됐다고 판단될 경우 구단이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등의 불공정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스틸에잇은 25일 사과문을 내고 소속 선수들과 맺은 기존 계약을 모두 파기하고 불공정한 내용을 바로잡은 계약을 새로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서군의 불공정계약 의혹을 처음 폭로한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은 21일 LCK 운영위원회로부터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같은 LCK 소속 프로팀 DRX 구단으로 이적해 새 시즌을 준비 중이던 김 감독뿐만 아니라 DRX 또한 선수 수급부터 시즌 운영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 불공정계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규남 전 그리핀 대표 또한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그리핀은 벌금 1억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LCK 팬들은 리그 운영을 책임진 라이엇게임즈 코리아가 내부고발자인 김 감독에게 부당한 징계를 부과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 리그오브레전드 리그가 출범한 이후 최고 수준의 징계는 5년간 출장 정지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는 지난 2013년 소속 선수들을 감금하고 대리게임을 강요한 혐의로 ‘몬스터게이밍’ 구단 운영진에 라이엇이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5년간 출전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팬들은 김 전 감독의 경우 선수에 대한 폭언·폭행 혐의가 있으나 구체적인 조사 및 논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결정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혐의 일부가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무기한 출장 정지는 징계 수위가 너무 과하다며,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또한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규남 대표 뿐만 아니라 불법비리를 폭로한 김대호 감독까지 무기한 출장 정지를 받은 것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명백한 보복행위”라며 “내부고발자를 보복한 라이엇은 처벌받을 수 있다. 내부고발자 보복행위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최장 3년 징역형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나비 사태’가 촉발한 비판 여론은 LCK뿐만 아니라 e스포츠 업계 모든 프로 구단의 계약서에 대한 전수조사 및 e스포츠 표준계약서 도입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27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E스포츠 구단들의 갑질노예계약에 대한 전수조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참여인원이 9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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