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국세청
자료=국세청

[뉴스로드] 국세청이 4일 고액·상습체납자 6838명의 명단을 국세청 홈페이지와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 

올해 새로 공개되는 체납자는 개인 4739명, 법인 2099개 업체로, 총 체납액은 5조4073억원이다. 지난해보다 공개 인원이 320명 줄어들었지만, 100억원 이상 체납자가 15명에서 42명으로 급증하면서 총 체납액은 1633억원 늘어났다.

개인 최고 체납액은 온라인 도박업을 운영하는 홍영철씨로 총 1632억원을 체납했다. 법인 최고액은 450억원을 체납한 건설업체 코레드하우징이었다. 홍씨처럼 100억원 이상을 체납한 고액 체납자는 전체 공개인원의 0.6%(42명)에 불과하지만, 체납액은 8939억원으로 전체의 16.6%를 차지한다. 

이날 국세청이 공개한 명단에는 일부 유명인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으로 논란이 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은 56억원을 체납해 체납액 순위 60위에 올랐다.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을 받는 허 전 회장은 지난 10월 25일 열린 첫 공판에 심장질환을 이유로 불출석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이 밖에도 드라마 ‘허준’으로 알려진 최완규 작가(13억9400만원),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김한식 전 대표(8억7500만원), 인터넷 BJ 출신의 청년창업가 황효진 전 스베누 대표(4억7600만원) 등이 공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액 체납자들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들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세청이 공개한 체납세금 징수 사례에 따르면, 골프장을 운영하는 한 체납자는 체납처분을 피하기 위해 현금으로만 입장료를 받아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다 국세청 수색에 덜미를 잡혔다. 

수십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처분하고 고가의 분재 수백점을 사들여 비닐하우스에 몰래 보관한 체납자도 있었다. 국세청은 끈질긴 탐문 끝에 은닉 장소를 알아내 수십억원 상당의 분재 377점을 압류했다. 

이 밖에도 여행용 가방에 5억5000만원을 숨겨두거나, 아파트 보일러실에 1억원 가량의 현금다발을 보관하는 등 다양한 체납사례가 적발됐다.

국세청은 내년부터 전국 세무서에 체납업무를 전담하는 체납징세과를 신설해 은닉재산 추적조사 업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10월말 국회를 통과한 금융실명법 개정안에 따라 체납액 5000만원 이상인 체납자의 경우, 친인척까지 금융조회를 확대해 은닉재산을 추적할 방침이다. 

한편,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세청은 공정세정을 확립하기 위해 납세의무를 고의적으로 면탈하고 ‘조세정의’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악의적인 체납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참고해 은닉재산의 소재를 알고 계신 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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