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투자자 "금감원 40~80% 결정은 빈껍데기" 왜?
DLF 투자자 "금감원 40~80% 결정은 빈껍데기" 왜?
  • 박혜림 기자
  • 승인 2019.12.0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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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피해자대책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DLF 사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개최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하나은행의 불완전 판매가 아닌 사기판매를 주장하며 계약 무효와 일괄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DLF피해자대책위원회, 금융정의연대 등 회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DLF 사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개최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하나은행의 불완전 판매가 아닌 사기판매를 주장하며 계약 무효와 일괄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금융감독원이 5일 DLF 사태와 관련해 판매 은행의 손해배상비율을 40~80%로 결정했다. 반면 피해자 및 시민단체 등은 모든 피해자에 대한 일괄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 5일 열린 분쟁조정위원회에 부의된 6건에 대해 DLF 판매 은행의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 위반을 들어 투자손실의 40~80%를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특히, 영업직원뿐만 아니라 은행 본점 차원의 책임까지 배상비율에 반영한 것은 처음이다. 

◇ 투자자, “금감원 배상비율 불충분, 집단 조정 필요”

반면 피해자들은 금감원의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금감원의 조정안은 DLF 관련 분쟁 전체가 아닌 6건의 개별 사례에 대한 것이다. 은행 본점의 책임을 반영했다고 하더라도, 일괄배상비율은 20%에 불과하며, 나머지 조정 대상의 경우 분쟁 유형에 따라 배상비율이 다르게 결정될 수 있다. 

피해자들은 금감원이 개별 사례에 대한 조정안이 아닌 집단 조정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이번 분조위의 배상 기준에 따라 나머지 분쟁사례에 대해 자율조정 방식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피해자들은 이에 대해 개별 조정에 걸리는 오랜 시간과 고통을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라며, 피해자 전체에 대한 일괄배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배상비율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5일 DLF비상대책위원회와 금융정의연대 등은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은 치매환자에 대하여 분쟁조정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80%의 배상비율을 결정했다며 생색을 냈지만, 사실상 이는 금감원이 이번 DLF사태의 본질을 외면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 금감원은 79세의 치매 환자에게 DLF 상품을 판매한 은행에 대해 가중책임사유를 고려해 투자손실의 8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피해자 단체는 “은행이 치매환자에게 DLF상품을 판매한 것은 명백한 사기 판매이므로 당연히 계약무효가 성립해야 한다”며 “따라서 무조건 100%의 배상비율이 나와야 함에도 치매환자에게 80%라는 수치를 들이미는 것은 치졸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여전히 투자자의 책임을 거론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금감원은 5일 분조위에 부의된 6건 중 가장 낮은 40%의 배상비율이 결정된 두 건에서  ▲피해자가 3억원 규모의 DLF에 가입한 것과 ▲피해자의 과거 투자경험이 6회인 것을 배상비율 차감요소로 인정했다. 금융투자경험이 많거나 거래금액이 큰 피해자에 대해서는 자기책임사유를 묻겠다는 것.

반편 피해자 단체는 “은행에 엄정한 책임을 묻는다던 금감원은 이번 분조위 결과 발표에서도 투자자책임을 거론했다”며  “처음부터 사기로 판매된 상품에 어떻게 투자자의 책임이 존재할 수 있는가. 이번 분조위 결과는 사기 판매를 자행한 은행의 책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 금융업계, “DLF 판매 은행, 실적 타격 없을 것”

이번 금감원 결정이 실제 DLF 판매로 투자손실을 초래한 은행에게는 별다른 타격을 입히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NH투자증권 조보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은행별 DLF 관련 정확한 만기상환 및 중도환매 규모가 공개돼있지는 않으나 금융감독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제공했던 2019년 8월 판매 잔액 기준으로 예상손실률, 배상비율 등을 가정해 최대 배상액 규모를 추정해봤다”며 “2019년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전망치 대비, 관련 손실 규모는 최대 3~4%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한 자기자본이익률(ROE) 희석/훼손 역시 40bp 미만으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 김인 연구원 또한 “이번 배상산정기준에 따른 2개 은행 예상손실 합계액은 415억~830억원 수준”이라며 “각 은행별 연간 2조원의 경상적 손익 감안 시 부담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DLF 사태로 고위험상품의 은행 판매가 일부 제한된 것은 은행권 수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파생결합상품 등 원금손실우려가 큰 금융상품에 대해 투자자 거부감이 증가할 것”이라겨 “은행권 전체적으로 주가연계신탁(ELS) 판매가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점증됨에 따라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감소는 기정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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