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사진=연합뉴스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비핵화의 의미를 두고 각자 동상 이몽 해석을 하고 있어 큰 충돌이 예상된다.”

이는 영국 언론 가디언이 지난해 4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보도한 내용이다. 그로부터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 가디언의 예상은 적중했다. 북한이 비핵화 담판의 시한을 올 연말로 정한 상태에서 연일 미국을 압박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의 호칭을 ‘친구’에서 ‘로켓맨’으로 바뀌며 무력 대응을 시사하고 나선 것.

이런 상황에서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판으로 인한 한국의 비핵화 재고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을 끈다. 뉴시스가 9일 보도한 가디언의 사설은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간 갈등이 고조된 배경을 깊이 있게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한국은 북한의 위협이 감소하리라는 믿음과 미국이 어떻든 자신을 지켜주리라는 믿음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근거로 한 '핵 비보유국 지위'를 재고할 많은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에 이어진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는 언급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나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이는 해결이 아니라 진전에 대한 환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이어 "북한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관심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들에게 엄청나게 높은 분담금 지불을 요구하고 있다"며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건성으로 대하는 건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가디언은 "북한과 미국의 휴전은 끔찍한 결과로 끝날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국제적인 노력과 함께 미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지난해 4월 23일에도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미 보유 중인 핵무기까지 폐기하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기존의 핵무기는 후대에 물려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어 큰 격돌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가디언은 그 근거로 당시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발표된 의정 결정서를 꼽았다. 의정 결정서는 “노동당의 병진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 과정에 임계전 핵실험과 지하 핵실험,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초대형 핵무기 및 운반수단 개발을 위한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핵무기 개발을 실현했음을 엄숙히 천명한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가디언은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의 핵무기는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이 될 것이라고 박힌 점을 들어 북한이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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