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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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에 공식 회동을 제안한 가운데, 북한이 예고한 ‘성탄절 선물’의 내용물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3일 담화에서 연말 협상 시한을 강조하며 “우리는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해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의 대미 강경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북한은 지난 8일과 14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연달아 ‘중대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하며, 미국을 향해 한층 강도 높은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미국 내에서도 ‘성탄절 선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CNN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에게 줄 성탄절 선물은 무엇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의 성탄절 선물에 대한 예측을 제시했다.

CNN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북한의 다음 단계는 로켓을 통한 위성 발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한이 위성 발사를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간접적으로 과시할 것이라 내다봤다. 

에반스 리비어 전직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아직 ICBM 프로그램의 핵심인 대형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북한이) 위성 발사를 통해 미국에 보내려는 불길한 메시지는 바로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타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트럼프 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ICBM이나 핵실험 등 위성 발사보다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만약 북한이 이번 성탄절에 ICBM을 발사한다면 지난 2017년 11월 화성-15형을 발사한 후 2년 만에 ICBM 실험을 재개하는 셈이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비확산 소위원회의 에이미 베라 위원장은 CNN을 통해 “역사적으로 김정은은 사람들에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을 때 가장 도발적으로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베라 위원장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ICBM·핵실험이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중대한 위협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북한은 더 많은 실험과 도발이 제재 완화를 위한 해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비어 전 차관보는 만약 북한이 ICBM·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한국과 미국이 합동군사훈련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그동안의 외교적 과정이 무산되고 2017년 수준으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리비어 전 차관보는 이어 “북한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그들이 우리의 예측을 넘어설 가능성과 핵 억지력 강화를 위해 북한이 취할 조치들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을 얕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빈 수레가 요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13일 열린 ‘2019년 정세 평가와 2020년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성탄절 선물은 군사도발보다는 북미 협상 종료 등의 입장 발표나 로켓 시험장 보수, 핵활동 재개 등 저강도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연구원은 내년 협상 전망에 대해서도 “연말 협상 시한 종료 시 북한이 새로운 길을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 도발은 한미연합훈련 재개 등 미국에 협상 붕괴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명분을 찾아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건 대표는 16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공식 회동을 요청하며, “다가오는 성탄절은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신성한 날이다. 이 기간이 평화롭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화 재개를 요구하는 미국에게 북한이 어떤 성탄전 선물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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