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시마의 단체여행객 버스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쓰시마의 단체여행객 버스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일본 수출규제로 시작된 한일 갈등으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관광 수입에 의존했던 중·소도시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나가사키현 쓰시마섬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올해 들어 9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3만명의 쓰시마섬은 부산에서 5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배편을 이용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지난해 쓰시마섬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41만3200명 중 한국인은 41만300명으로 쓰시마섬 전체 관광객의 99%를 차지한다. 또한, 한국인 관광객들은 섬에 머무는 동안 1인당 평균 2만엔(약 21만원)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7월 이후 시작된 ‘노 재팬(No Japan)’ 열풍으로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쓰시마섬과 같은 지방 소도시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도쿄와 같은 대도시는 중국·대만 등에서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 큰 타격이 없지만, 한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방 소도시들은 대응할 방법이 없기 때문.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11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수는 20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58만8213명) 대비 65.1% 감소했다. 방일 한국인 수는 7월 7.6% 감소한 이후, 8월 -48.0%, 9월 -58.1%, 10월 –65.5%으로 점차 감소폭이 커졌다. 지난달은 10월보다 감소폭이 소폭 줄어들었으나, 절반 이상의 감소폭을 보여 여전한 ‘노 재팬’ 열기를 입증했다. 

중국과 대만, 홍콩, 태국 등에서 유입된 관광객이 각각 21.7%, 11.4%, 19.4% 36.3% 증가하며 전체 외국인 방문객 수는 0.4% 줄어드는데 그쳤다. 다만, 한국인 관광객과 달리 다른 외국인 방문객은 주로 대도시 관광에 집중해, 지방 소도시까지 파급효과가 미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지역 경제가 악화되면서 고용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17일 나가사키신문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감소로 발생한 쓰시마섬 내 이직자는 11월말 기준 56명으로, 특히 숙박업(25명)과 운수업(17명) 등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쓰시마섬의 한 주민은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라의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인 단체 손님이 단번에 사라졌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일관계가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소도시들의 관광 수입이 급감하면서 일본 정부 또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나카사키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쓰시마섬 등의 관광지 지원을 위해 총 4억3000만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인 관광객 급감과 관련한 질문에 “정부로서는 한일 양 정부의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국관계의 미래를 위해 상호이해의 기반이 되는 국민 간 교류와 지자체 간 교류는 앞으로도 확실히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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