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방송센터 전경. 사진=연합뉴스
NHK 방송센터 전경. 사진=연합뉴스

[뉴스로드] NHK가 ‘북한 미사일’ 관련 오보를 냈다. 안보전문가들은 오보로 인해 자칫 군사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27일 오전 0시 22분경 “북한 미사일이 바다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 홋카이도(北海道) 에리모미사키(襟裳岬) 동쪽 약 2000㎞”라는 내용의 인터넷 속보를 내보냈다. 하지만 23분 뒤 NHK는 “해당 속보는 훈련용 문장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시청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고 오보를 정정했다. 

NHK의 오보는 북한의 ‘성탄절 선물’을 두고 미국과 동북아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상황에서 나와 더 논란이 됐다. 북한은 지난 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문을 내고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의 성탄절 선물을 두고 핵·미사일 실험, 위성 발사, 북미협상 종료 선언, 핵실험장 보수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돼왔다. 북한이 성탄절이 지나도록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것처럼 보였던 상황은, NHK의 오보로 인해 자칫 군사적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을 뻔했다. 

사진=트위터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27일 NHK 오보에 대해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사진=트위터

핵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이처럼 특정한 순간에는 잘못된 경보로 인해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골프를 치던 트럼프 대통령이 스마트폰으로 이 경보를 확인했는데, 주변에 아무도 이 속보가 틀렸다고 증명할 사람이 없었다고 상상해보라”며 “트럼프는 즉각 핵무기 발사를 명령해 대응할 수 있으며 누구도 그를 멈출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The Hill) 또한 “많은 북한 전문가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에게 23분은 매우 긴 시간이었다. NHK의 오보로 인해 많은 관계자들이 긴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NHK의 북한 관련 오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NHK는 지난해 1월 16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전국에 경보시스템이 작동했다는 속보를 전했다가 몇 분 뒤 정정한 바 있다. 당시 NHK는 보도국 담당자가 인터넷이 뉴스를 송출하는 장치를 잘못 조작했다고 해명했다.

오보 경위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NHK의 설명대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준비해둔 속보 문구가 잘못 송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NHK의 이번 오보에 대해 “지난 2017년 9월 북한이 괌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 날아갔을 당시 사용된 문구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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