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본항공 홈페이지
사진=일본항공 홈페이지

[뉴스로드]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큰 타격을 입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본 정계와 재계에서 다양한 대책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6일 일본항공(JAL)은 오는 2020년 여름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5만명에게 국내선 왕복 항공권을 무료 증정하는 ‘Win a Trip’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벤트 대상은 내년 7월1일~9월30일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으로 선착순 5만명에게 도쿄(하네다), 오사카(이타미/간사이) 중 한곳에서 출발하는 일본 국내선 왕복 항공권이 제공된다.

문제는 해당 이벤트에 참가하는 관광객이 목적지를 고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벤트에 신청하면 4개의 목적지가 무작위로 제시되며, 신청자는 이 중 하나를 고르게 된다. 하지만 실제 어디로 가게 될지는 알 수 없으며, 최종 목적지는 신청 후 3일 이내에 통보된다. 또한, 이벤트에 신청하려면 일본항공의 ‘마일리지뱅크’ 해외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일본항공이 이처럼 목적지를 정할 수 없는 특이한 이벤트를 실시하는 이유는 한국 관광객에 의존하는 지방 관광산업을 올림픽을 계기로 되살려보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일본항공은 이번 이벤트가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Your Japan 2020’ 캠페인의 일환이며, 2020년 도쿄올림픽을 맞아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일본 지방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쓰시마섬(대마도)을 비롯해 한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지방 중소도시는 한국의 ‘노 재팬’(No Japan) 운동으로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대만 등의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전체 관광객 수는 비슷하지만, 이들은 한국인 관광객과 달리 대도시 중심의 여행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체감하기 어렵다. 이때문에 일본 정부는 약 4억3000만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지방 관광지 지원에 나서고 있다. 

JNTO와 일본항공은 목적지 미정의 공짜 항공권을 제공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단 지방 관광지를 경험하게 한 후, 외국인 관광객의 지방 방문을 장기적으로 늘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즉, 지방 방문 관광객의 국적을 다양화해 줄어든 한국인 관광객을 대체하겠다는 것. 

일본항공의 이같은 움직임이 장기적인 지방 관광지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본 내에서도 일본항공의 이벤트에 대해 ‘외국인 우대정책’이라며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일본 네티즌은 “방일 관광객을 위한 국내선 좌석 무료 제공 캠페인의 재원은 일본의 소비자가 지불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그럴 여유가 있다면 일본의 소비자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일본 네티즌은 “한국인은 이벤트 대상에서 제외하라”며 반한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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